[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미국 소비시즌보다는 배당·대차잔고 등 계절성을 바탕으로 한 업종과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추수감사절 연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연말 소비시즌에 돌입했으나 미국 연말 소비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접어야 할 때"라면서 "미국을 비롯한 유럽·중국의 소비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데다 소비이벤트의 분산효과로 인해 글로벌 축제로서의 의미가 퇴색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연말까지 코스피의 업종별 연말까지 수익률을 보면 배당, 대차잔고가 수익률에 영향을 끼쳤다는 설명이다. 실제 2008년부터 블랙프라이데이 이후 업종별 수익률 평균을 산출한 결과 5일, 10일이 지날수록 미국 소비시즌 수혜 업종을 찾기 어려웠다고 이 연구원은 말한다.
그는 "IT(가전 하드웨어 디스플레이), 필수소비재, 소프트웨어는 하락반전했고 화장품 의료도 코스피를 아웃퍼품(Outperform)하지 못했다"면서 "블랙프라이데이가 시작됐지만 수혜주의 강세는 멈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그는 "수익률 상위권에 위치한 업종들 중 은행, 증권은 배당매력도를 바탕으로, IT가전, 기계, 건설, 운송, 조선 업종은 대차거래 상환에 의한 숏커버링이 상승동력이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은행, 증권 업종은 안정적인 배당주로 매년 주목을 받아왔고 대차잔고가 연말까지 트레이딩 전략이 될 수 있는 이유는 매년 반복되는 연말 숏커버링 특수 때문"이라고 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12월 들어 숏커버링이 활발해지는 이유는 기업들의 결산일이 대부분 12월에 집중돼 있어서다. 대차거래의 특성상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대여해 공매도한 투자자의 경우 연말 배당금을 대여자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어 이에 따른 추가비용이 늘어나고 주주들은 주주명부 패쇄 전에 대여한 주식을 상환 받으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주식 차입자와 대입자 모두 연말 이전에 대차거래를 청산하려는 의지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게 이 연구원 설명이다.
그는 "미국 소비시즌이 시작됐지만 오히려 투자전략 측면에서는 미국 소비동력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수혜주들에 대한 전략적 후퇴가 필요하다"면서 "이제부터는 배당 대차잔고를 바탕으로 한 업종·종목별 대응 전략에 집중할 때"라고 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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