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한국 민주화의 '거산(巨山)'을 떠나보냈다.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엄수됐다. 전직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국가장으로 열린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은 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거행됐다.
이날 오후 2시 국회 앞마당에서 열린 영결식은 영하로 떨어져 눈발이 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유족과 장례위원, 각계 주요 인사 등 1만여명이 참석해 고인을 애도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건강상의 이유로 영결식에 불참했다. 박 대통령은 대신 영결식에 앞서 김 전 대통령의 빈소가 있는 서울대병원을 방문해 고인을 배웅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고인의 운구 행렬은 이날 오후 1시25분께 서울대병원 빈소에서 출발해 마포대교를 지나 오후 1시50분께 국회에 도착했다. 운구 입장과 함께 시작된 영결식은 애국가 연주와 고인에 대한 묵념 순으로 진행됐다.
이어 장례집행위원장인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은 약력을 보고하며 "1992년 대한민국 14대 대통령 당선돼 취임 후 32년만에 문민정부가 출범했다"며 "이후 하나회 해체를 필두로 선거관련 법안과 정치자금법을 개정하고 지방자치를 전면 실시해 이 땅의 민주주의를 공고하게 하는 혁신적인 정치개혁을 단행했다"고 말했다.
황교안 국무총리 겸 장례위원장은 조사를 통해 "김영삼 전 대통령님은 평생동안 우리나라 민주화를 위해 헌신했다"며 "대도무문의 정치철학과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으로 민주화의 길을 걸었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 우리들이 대통령님을 마지막으로 보내드리는 이곳 국회의사당은 대통령의 정신이 오롯이 남아있는 곳"이라며 "대통령이 염원하셨던 평화롭고 자유롭고 번영하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우리들이 해야할 몫"이라고 말했다.
황 총리는 "더 자랑스럽고 부강한 대한민국 만들어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온 국민의 힘과 지혜를 모아가겠다"며 "우리 국민이 사랑한 김영삼 전 대통령님, 이제 생전에 무거운 짐을 모두 내려놓으시고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길 빈다"라고 고인의 넋을 기렸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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