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외국계 금융사들이 해체되거나 청산 수순을 밟으면서 수난 시대를 겪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외국계 금융지주사였던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금융지주는 해체되고 1975년부터 영업을 시작했던 씨티캐피탈도 사실상 청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한국SC은행과 한국SC금융지주의 합병을 인가했다. 두 회사의 합병은 은행이 금융지주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또 한국SC증권은 한국SC은행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합병이 완료되면 SC그룹의 한국 내 사업부문은 '은행-증권'으로 구조가 단순화돼 사실상 은행업에 집중하는 구조를 갖추게 된다. 이에 앞서 SC그룹은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 2개 자회사를 매각했다. 한국SC은행 관계자는 "사업구조를 단순화하고 핵심사업 부문에 역량을 집중해 경쟁력과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지주회사와 은행의 통합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씨티캐피탈은 청산 위기에 놓였다. 지난해 10월 미국 씨티그룹이 매각 방침을 밝히면서 매물로 나왔던 씨티캐피탈은 최종적으로 인수될 곳을 찾지 못하면서 사측으로부터 청산 통보를 받았다. 올해 5월 아프로서비스그룹의 OK저축은행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최종 부결됐다. 당시 씨티캐피탈 노조는 대부업체 매각에 반발했고 지난달 초 매각 승인안 찬반 투표에 부쳐 부결시켰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당시 주주총회에서 '노조가 반대한다면 매각하지 않고 청산한다'고 결정했던 사안"이라며 "노조가 매각에 반대함에 따라 청산 절차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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