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러시아에 병합된 크림반도에서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크림 정부는 22일(현지시간) "새벽 0시22분쯤 모든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고 발표하며 공화국 전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인테르팍스 등 외신에 따르면 크림반도에 인접한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에서 지난 20일 크림행 송전선이 1차 폭발했고, 22일에는 4개의 송전선이 모두 절단됐다.
이번 송전선 폭발 사고는 우크라이나가 서방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면서 러시아와의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발생했다. 우크라이나가 지난 18일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내년 1월부터 발효한다고 발표했고 이에 대응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산 식품 수입 금지 조치로 맞섰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던 차관의 상환일정도 앞당기려 하고 있다.
송전선은 러시아의 크림 병합에 저항하는 우크라이나의 극우 민족주의 세력과 원주민 타타르 민족에 의해 폭파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영국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송전선이 폭파되기 직전 극우 민족주의 세력과 경찰 특공대 간 대치와 충돌이 빚어졌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초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로 병합된 크림반도는 전력의 80%를 우크라이나에서 공급받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크림에 대한 전력공급 협정을 체결하는 한편 크림의 전력 자급을 위해 노력해왔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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