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프리미어12' 한국 대표팀이 일본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가운데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오재원(두산 베어스)의 활약이 이목을 끌고 있다.
19일 오후 일본 도쿄 돔구장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4강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8회 내내 끌려가던 한국이 오재원부터 대역전 드라마가 시작됐다.
이날 선발로 나선 오타니 쇼헤이(21)를 맞아 한국은 지난 개막전에 이어 이번에도 공략에 실패했다.
한국 타자들은 6회까지 노히트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7회 정근우가 첫 안타를 쳤지만 후속타 불발로 점수를 내지 못했고 7회까지 오타니는 삼진 11개를 잡아내며 한국팀을 꽁꽁 묶었다.
이대로 일본의 승리로 끝나는 듯 싶었지만 9회 초 양의지 대신 대타로 등장한 오재원이 모든 걸 바꿔놨다. 그는 고도의 심리전으로 상대를 흔들었다.
타석에 들어선 그는 유난히 큰 동작으로 시간을 끌거나 두 차례 헛스윙을 했을 때도 '이제 공을 알겠다'는 듯 고개를 몇 번 끄덕였다.
그리고 5구째 안타를 쳤다. 오재원은 1루로 뛰어가며 일본 덕아웃을 보며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했다. 이미 역전이라도 한 듯 과한 동작이었지만 한국 덕아웃에 '우린 할 수 있다'라고 알리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이후 한국은 손아섭의 중전 안타, 정근우의 1타점짜리 좌월 2루타, 이용규의 몸에 맞는 볼, 김현수의 밀어내기 볼넷, 이대호의 2타점짜리 좌전 안타가 줄줄이 이어지며 기적을 만들었다.
타석이 한차례 돌고, 2사 만루에서 오재원은 다시 타석에 섰다. 일본 구원투수 마쓰이를 맞아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고 이때도 타자만 본 이는 홈런으로 착각할 정도로 오재원은 분노의 빠던(배트 던지기)를 시전해 눈길을 끌었다.
사실 오재원은 여러 불미스러운 일을 겪으면서 국내 안티팬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이날 경기 후에는 "오재원 인생경기였다" "오재원 배트 던지기 멋있어" "오재원 일본 덕아웃 세리머니 통쾌했다" "이제 오재원한테 뭐라 하지 말자" 등 분위기가 바뀌었다.
한편 한국은 미국 멕시코 경기 승자와 이번 대회 마지막 날인 21일 오후 7시 도쿄돔에서 결승전을 펼친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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