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13일 "한국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간 '파트너십 증진방안'을 제안해 협의 중"이라며 "해외건설 경험이 풍부한 우리 기업들과 공동 신규 프로젝트를 발굴해 한국정부가 이를 중개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 차관은 이날 오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AIIB 출범과 한국의 활용전략' 콘퍼런스에 참석해 "AIIB 가입으로 건설, 엔지니어링 등 인프라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우리 기업과 풍부한 자금과 전문성이 있는 금융기관들의 사업기회가 확대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 주도로 설립되는 다자개발은행인 AIIB는 지난 6월 말 57개 예정 창립회원국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명식을 개최하고 현재 주요 운용원칙 논의, 자국 내 비중동의 절차 등을 밟고 있다. 내년 1월 창립총회를 통해 공식출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지분율은 3.81%로 역내 4위, 전체 5위다.
주 차관은 "우리나라도 현재 설립협정문 비준동의안이 국회에서 논의 중에 있으며, 금년 정기국회 내에 통과돼 AIIB 창립시부터 정식 회원국으로 참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설립초기부터 한국과 AIIB 간에 지속적이고 유기적인 협력관계가 형성, 유지되는데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파트너십 증진방안'에 대해 주 차관은 "해외건설 경험이 풍부한 우리 기업들과의 공동 신규 프로젝트 발굴을 제안했다"며 "AIIB는 초기 인프라 사업 추진시 위험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풍부한 자본과 전문성을 보유한 우리 대형 금융기관들과의 협조융자(co-financing), 현재 한국이 운영중인 개도국 지원프로그램인 EDCF 및 KSP와 AIIB간의 협력사업도 제안했다"며 "한국이 AIIB 내에 신탁기금을 설치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 내년 예산안에도 이를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주 차관은 "AIIB 설립은 그 자체의 효과에 그치지 않고 세계적으로 인프라 투자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적 조류를 형성하고 있다"며 "AIIB 가입을 계기로 성장 잠재력이 큰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시장 진출을 종합 지원하기 위한 '코리아 패키지(Korea Package)'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코리아패키지는 해외건설 사업의 3대 축인 기업-금융기관-정부간 협력방안을 구체화한 것이다.
그는 "AIIB 민관합동 TF를 구성해 분야별로 우리 기업들의 아시아 인프라 시장 확대 전략을 검토 중"이라며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 기업의 수주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민관합동 종합 지원체계 구축 방안을 포함했다"며 "과당경쟁을 통한 저가수주 등과 같은 나쁜 관행을 시정하기 위한 제도개선 방안도 업계의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주 차관은 "AIIB 출범으로 인한 아시아 인프라시장 활성화를 마냥 기대의 눈빛으로만 바라볼 수 없다"며 "해외 시장상황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고부가가치 기술개발, 그리고 각고의 체질개선 노력 없이는 오히려 우리 기업들을 위협하는 심각한 위험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최근 해외 주요 제약사들과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국내 제약회사 사례를 언급하며 "이와 같은 스타 기업들이 양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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