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케미칼부문 신입사원도 전원 삼성잔류 가닥"
삼성정밀화학 "GSAT 통과자 없다…신입사원 0명"
삼성BP화학 신입사원은 전원 롯데로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그룹이 삼성SDI(케미칼사업부문)ㆍ삼성정밀화학ㆍ삼성비피(BP)화학 등 3곳을 롯데그룹에 매각하기로 한 가운데, 3개사가 하반기에 뽑은 신입사원들의 운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 계열사들은 지난달 18일 신입사원 직무적성검사(GSAT)를 실시한 뒤,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 중이다.
12일 삼성SDI에 따르면 이번에 채용한 신입사원을 모두 롯데가 아닌 삼성SDI에 남기겠다는 입장을 정했다. 화학 전공의 소재부문 인력과 배터리 부문 인력을 동시에 채용했지만 소재 인력을 따로 분리하지 않고 신입사원은 모두 SDI에 남기겠다는 방침이다.
삼성SDI가 내년 2월 롯데에 넘길 화학부문 분할 법인을 설립하고, 상반기 중 거래를 최종 마무리해 롯데에 매각할 계획으로, 신입사원의 공식 입사일이 3월인 만큼, 법적으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삼성SDI는 면접 과정에서 지원자가 소재부문 입사를 희망할 경우 롯데측과 상의해 분할 법인으로 입사시키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나머지 화학계열사들의 신입사원들은 모두 롯데케미칼로 소속이 바뀐다. 회사 전체가 매각되는 만큼, 지원은 삼성으로 했지만 결국 소속은 롯데가 되는 셈이다.
채용 공고를 냈던 삼성정밀화학의 경우, "올해 GSAT 합격자가 없었다"고 답했다. 회사 측은 "채용 인원 자체도 많지 않았던데다 GSAT을 통과한 인력이 없어 면접을 진행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삼성BP화학 역시 GSAT 합격자가 극히 일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러니하게도 삼성 화학계열사는 지난해에도 매각 당시 신입사원 채용 절차를 진행중이었다. 당시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는 채용 중이던 신입사원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 한화로 매각되는 상황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작업을 거쳤다. 이 절차를 밟은 뒤 신입사원들은 한화에서 신입사원 교육을 거쳤다.
앞서 매각됐던 삼성코닝정밀소재 신입사원들도 삼성그룹에서 연수를 받지 않고, 회사를 인수한 코닝의 교육 프로그램을 따랐다.
삼성의 갑작스러운 매각 발표에 취업준비생들은 대부분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특히 최근 들어 취업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은 만큼, 어디든 합격만 된다면 좋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삼성 계열사는 하나의 계열사만 선택, 지원하는 방식인 만큼 조금 더 일찍 매각 발표를 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있다.
한 취업준비생은 "삼성이 매각시 발생할 부담을 줄이기 위해 면접 과정에서 다 탈락시키지 않겠냐는 얘기까지 삼성정밀화학과 삼성BP화학에 지원을 한 친구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면서 "조금 더 일찍 매각 발표가 됐다면 타 계열사에 지원을 했을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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