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높은 명품의 함정…병행수입·해외직수입은 '막막'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서울 목동에 사는 주부 이모(38·여)씨는 올해 생일에 남편에게 500만원 상당의 유명 해외 브랜드 핸드백을 선물 받았다. 그러나 핸드백 가죽에 주름이 생기고 긁힌 자국이 생겨 구입처에 사후 서비스(AS)를 의뢰했다. 하지만 구입처 직원은 "가죽은 AS가 안된다"며 "유상 수리도 3달 가까이 걸리고, 금액도 수십만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서울 대치동에 사는 직장인 김모(36·남)씨는 지난 3월 결혼을 앞두고 A백화점에서 2500만원 상당의 명품 예물시계 세트를 구입했다. 고가품이다 보니 간간히 착용했을 뿐인데 손목에 쇳가루가 거뭇하게 묻어나 구입처에 문의했다. 그러나 구입처는 김 씨 피부 상태나 땀 등 다른 문제를 원인으로 지목, 환불이나 교환을 거절했다.
#서울 잠원동에 사는 최모(41·여)씨는 유럽여행 중 맨 명품 브랜드 크로스백 끈에서 염료가 나와 옷을 버렸다며 구입처에 하자여부를 의뢰했다. 하지만 두 곳의 외부기관 심의 결과, 약간의 물빠짐이 발생되기는 하나 의류에 이염된 색상과는 상이한 것으로 가방에 의한 이염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명했다. 화가난 최 씨는 구입처 직원들 앞에서 크로스백 끈을 직접 문질러 눈으로 확인시켜줬지만 직원들은 군색한 변명만 늘어놨다.
이처럼 고가 해외 브랜드의 허접한 품질관리와 AS로 소비자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높은 명성만큼이나 품질이나 사후관리가 철저할 거라는 소비자 기대와 달리 쓴 맛을 보는 사례가 빈번하기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소비자원과 소비자고발센터에 접수된 해외 명품 브랜드 불만 제수 건수가 수백 건에 달한다. 주요 민원으로는 제품 하자, 품질 불량, 환불·교환, AS 문제가 가장 많았다. 품목별로는 가방, 시계, 의류 등의 순이다.
명품이라 조심스럽게 아껴 사용해 온 소비자들은 허접한 품질관리와 무책임한 제조사의 AS에 배신감을 토로하고 있는 것이다.
A업체 관계자는 "명품의 경우 브랜드에 따라 1년∼2년 AS가 가능하지만 이 역시 수선과 부속품 교환 등에 대해서만 무상"이라며 "단 소비자 과실로 인상 손상은 유상이거나 AS가 불가능한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명품 구입 시 제품을 꼼꼼히 살펴보고 AS나 사후처리 규정에 대해서도 확인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더욱이 문제는 병행수입과 해외직수입 제품이다. 병행수입이나 해외직수입 제품은 AS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가격부담이 만만치 않아, 결국 본 매장에서 구매하는 가격보다 더 많은 대가를 지불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따라 관세청과 무역관련 지식재산권 보호협회(TIPA)는 병행수입제품에 대한 AS를 적극 지원하기 위해 전국의 AS 전문업체 17곳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지역별로는 서울 9개, 경기 4개, 부산 2개, 대전 2개 업체가 AS를 지원한다. 취급품목은 가방, 의류, 신발, 지갑, 벨트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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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협약을 맺은 AS 전문업체는 TIPA 병행수입위원회 홈페이지(www.tipa-pis.org)에서 확인할 수 있고, 통관표지(QR코드)가 부착된 병행수입물품을 구매할 때 해당 코드를 조회해 AS업체 정보를 함께 확인할 수 있다.
관세청은 그간 독점적 수입구조를 개선하고 병행수입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해왔다. 그러나 판매업체 영업중단, AS 전문성 미흡 등으로 병행수입물품의 AS에 대한 불안감이 있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당 분야 AS에 전문성이 높은 업체를 지역별로 발굴해 지정하게 됐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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