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달전 "총선 출마 생각없다→국가 발전·박근혜 정부 성공 위해" 말바꾸기 논란...황우여·김희정 장관도 내주 중 사퇴設...최경환 경제부총리 사퇴 시점 관심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총선 필승' 건배사로 논란이 됐던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8일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다. 내년 총선 출마 의사를 부인하지 않아 사실상 출마 준비를 위한 사퇴로 해석되면서 말바꾸기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최경환ㆍ황우여 부총리,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등 현 내각 내 총선 출마 예정 장관들의 줄사퇴로 이어질 전망이다.
정 장관은 이날 정오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근래에 저의 거취와 관련하여 여러 의견 등이 계속되는 것을 보면서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는 것은 제 판단으로는 국정 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이 시점에서 사의의 의사를 표명하는 것이 옳다고 결심을 하게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장관은 특히 총선 출마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부인하지 않고 "장관직을 물러난 이후에도 국가발전과 우리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다할 생각"이라고만 말했다.
지난해 7월 안전행정부 장관 취임 후 끊임없이 경북 경주 출마설이 나돌았던 그는 지난 8월 새누리당 연찬회에 참석해 '총선 필승' 건배사를 했다가 야당의 거센 사퇴요구에 직면했었다.
이에 그는 사흘만에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사과를 표명하면서 "총선 출마 생각이 없다"고 해명했었다. 야당은 그러나 국정감사를 거부한 뒤 탄핵소추안을 제출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었다. '말바꾸기'라는 논란을 자초한 격이다.
정 장관은 1957년 경북 경주 출신으로 경북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2년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1989년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을 거쳐 1992년 건국대 법대, 1999년 서울대 법대 교수를 지냈다. 그 후 서울대 법학대학원장과 제3대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을 맡았다.
그는 사석에서 "전국 법조인의 3분의2가 내 제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서울대 법조 인맥을 통해 언제든지 정치권에 도전할 수 있는 인물로 간주돼 왔다. 2012년 2월 새누리당 공직자후보추천위원회 부위원장을 거쳐 2013년 1월 국회 정치쇄신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같은 해 7월부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기획법제분과위원장을 지내는 등 정치권을 노크해왔다.
한편 정 장관 외에도 황우여 사회부총리겸 교육부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도 내주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 부총리는 인천 연수구, 김 장관은 부산 연제구에 출마할 전망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거취도 주목된다. 최 부총리는 지난달 15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경제는 저 말고도 잘하실 분들이 많다"며 사실상 내년 총선 출마를 시사한 바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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