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 1000억원 규모…회사채 차환에 쓰일 듯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재무 부담은 커진 아시아나항공이 연이은 회사채 발행에 나섰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6일 1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2년 만기로 발행할 예정이다.
이번 회사채 발행은 지난 2월 2200억원, 4월 1000억원, 7월 1500억원에 이어 올 들어 네번째다. 조달한 자금은 기존 회사채 차환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내달 1138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아시아나항공은 저비용항공사와 외국계 항공사들의 시장 잠식으로 점유율이 하락하는 추세고 경기침체로 인한 화물 부문 실적 위축이 우려되는 데다 항공기 투자 등과 관련한 재무 부담도 커지고 있다. 최근 모기업인 금호산업에 대한 채권단 지분 매각으로 계열리스크도 확대됐다.
이에 따라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30일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0(안정적)'으로 한단계 낮췄다. 앞서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8월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BBB+(안정적)에서 BBB0(안정적)으로 내렸다. 3대 신평사 중 한국신용평가만 BBB+(안정적)를 유지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순차입금은 올 상반기 기준 4조2132억원에 이른다. 부채비율은 868.8%로 900%에 육박하고 있다. 차입금의존도(차입금/총자산)도 62.8%로 높은 수준이다.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총차입금은 10.2배로 두자릿수에 달했다.
차입금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항공산업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재무 부담이 과도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경쟁사인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 3월말 기준 차입금의존도가 65.7%로 아시아나항공보다 다소 높긴 하지만 부채비율이 780.1%로 100%포인트 가량 낮다. 무엇보다 EBITDA 대비 총차입금이 5.9배로 아시아나항공의 절반 수준이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보다 돈을 잘 번다는 의미다.
이강서 나이스신평 수석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은 2012년 이후 차입금 규모가 증가하고 영업창출현금 규모가 제한돼 상환 여력도 위축됐다"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저유가에 따른 영업현금 증가에 힘입어 일시적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되기도 했으나 올 들어 차입금의존도가 다시 증가한 상태로 사업 환경 저하 및 항공기 투자 부담 등을 감안할 때 중장기적인 개선 가능성은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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