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국내 항공운송업계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신규 항공기를 대거 도입하고 저비용항공사(Low cost carrier, LCC) 중에서는 제주항공이 항공기 도입을 대폭 늘리면서 비약적 성장을 예고했다.
◆대한항공 전용터미널에 새 비행기 띄운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10년 후 '세계 10위권 항공사 진입, 아시아 1등 항공사'를 목표로 항공기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은 세계 항공사 15위. 대한항공 앞에는 싱가포르항공과 홍콩의 캐세이패시픽항공이 버티고 있다.
먼저 대한항공은 올해 총 19대의 신규 항공기를 들인데 이어 내년 17대, 2018년 4대 등 순차적으로 신규 항공기를 도입한다.
특히 대한항공은 지난 6월 보잉사와 B737 맥스-8기 총 50대(확정구매 30대, 옵션구매 20대), B777-300ER기 2대를 도입키로 결정했으며 에어버스사의 A321NEO 기종을 총 50대(확정구매 30대, 옵션구매 20대) 들이기로 했다. 현재 39대의 B737시리즈로 운행하고 있는 단거리 노선은 2019년부터 신규 항공기로 대거 교체되고 확대된다. B737 맥스-8, A321네오는 최신예 단거리 항공기로 동북아 및 동남아, 일부 대양주를 다닐 수 있는 항공기다.
미국,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은 A380 10대와 순차적으로 도입 중인 B747-8i 항공기로 세대교체가 이뤄진다.
또한 대한항공은 2018년 개장 예정인 인천국제공항 제 2 여객터미널을 전용 터미널로 사용하게 된다. 신규 항공기에 신규 여객터미널까지 확보하면서 '새로운(NEW) 대한항공'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여기에 대한항공이 삼성전자 소속 전용기를 인수키로 함에 따라 전용기 사업 확대가 예상된다. 또 캐나다 봄바르디어사가 제작 중인 CS300시리즈(130~150석)도 이르면 내년 말부터 인수해 국내선이나 단거리 국제선용으로 활용한다. 사업 포트폴리오가 점차 다양해지는 셈이다.
◆아시아나의 도약과 제주항공의 성장= 제주항공의 성장 가도가 눈에 띤다.
먼저 제주항공은 2020년까지 항공기를 40대까지 늘린다. 다만 제주항공은 중장거리 노선을 다닐 수 있는 항공기 도입 계획(2018년)은 없다. 이에 중국ㆍ일본ㆍ동남아 등 아시안 60개 노선에서 공급력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중국, 일본, 베트남 등에 노선을 대거 확보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에 위협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다.
국내선의 경우 제주항공은 이미 아시아나를 위협할만한 수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올 상반기간 제주항공은 101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아시아나는 1484억원을 달성했다.
다음달 6일 상장하는 제주항공의 공모가 3만원으로 계산하면 제주항공의 시가총액은 7772억원에 달한다. 29일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시가총액은 9745억원으로, 상장 후 제주항공의 주가 향방에 따라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앞지를 수 있는 상황도 충분히 연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아시아나는 에어부산에 이은 두 번째 LCC인 에어서울의 첫 취항을 내년 2분기 계획하고 있다. 아시아나는 A321-200 5대를 에어서울로 보내, LCC와의 경쟁이 치열한 중국, 일본, 동남아 노선에 취항시킬 계획이다. 아시아나의 규모는 더욱 작아지지만, 에어서울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득이다.
대신 아시아나는 최신예 항공기를 도입해, 에어서울 취항으로 전출된 항공기들을 채운다. 아시아나는 내후년부터 2025년까지 중대형 기종인 에어버스 350XWB 30대를,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중소형 기종인 에어버스 321-200 NEO 25대를 들인다.
한편 이같은 치열한 경쟁 속에 진에어는 올 연말부터 하와이 호놀룰루 노선에 취항한다. 진에어는 우리나라 LCC 중 유일하게 중장거리 기재인 B777-200ER를 운영하고 있다.
진에어의 취항으로 하와이 노선의 수요가 괌이나 사이판 처럼 확대된다면 진에어는 인도네시아 발리, 호주 등 다른 LCC가 취항하지 못하는 장거리 노선 취항도 고려할 수 있다.
대부분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혹은 해당 국가 국영항공사가 뜨고 있는 노선들로 LCC 최초 취항에 따른 수익 확대가 예상된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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