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ㆍ소각 등 주주친화정책을 발표한 이후 우선주 주가가 급등세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ㆍ소각, 배당 방침을 밝힌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삼성전자 우선주 주가는 16.9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보통주 주가가 4.89% 오른 것을 감안하면 우선주 주가 상승폭이 보통주의 3배를 훌쩍 뛰어넘는다.
우선주가 삼성전자의 주주친화정책에 더 강하게 반응하는 것은 의결권이 없는 대신 배당률이 보통주보다 1%포인트 높아서다.
거래량 대비 자사주 매입 비율도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3~4차례에 걸쳐 11조3000억원 가량의 자사주를 매입할 방침인데 1차로 보통주 223만주, 우선주 124만주 등 총 4조18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내년 1월말까지 매입한다. 1차 매입 규모는 상장주식수 대비 보통주가 1.51%, 우선주가 5.43%다. 20일 일평균 거래량 대비로는 보통주가 약 7배인 반면 우선주가 28배 가량이다.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에서 우선주 비중을 늘릴 가능성도 높다. 삼성전자는 우선주가 보통주 대비 10% 이상 저평가되면 우선주 매입 비중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1년간 삼성전자 우선주와 보통주 주가 비율은 평균 78%로 우선주가 보통주 대비 20% 가량 저평가돼 있다. 삼성전자 우선주 주가가 급등하면서 지난달 30일 기준 우선주와 보통주 주가 비율이 87%로 높아졌지만 여전히 우선주 할인율이 10% 이상이다.
회사 입장에서도 우선주를 매입할 경우 동일한 금액이라도 더 많은 물량을 사들일 수 있고, 우선주 매입 규모가 커질수록 우선주 배당금 규모가 줄어들어 유리하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보통주 매입 규모는 과거 평균 수준인 반면 우선주 매입 규모는 과거 평균인 1.3%의 4.6배"라며 "우선주 일평균 예상 매입 규모는 2만주로 최근 60일 평균 거래량인 5.4만주의 38%에 달해 주가 영향력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당분간 삼성전자 우선주 매입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김영성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우선주 매입 비중을 결정하는 할인율은 10%로 현재 수준에서 낮아지는 시도가 있을 것"이라며 "삼성전자 우선주와 보통주의 주가 차이가 줄어들 것이라고 판단한다면 우선주를 매수, 보통주를 매도하는 롱숏전략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