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김혜민 기자]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은 30일 삼성그룹의 남은 화학계열사를 인수한 이유에 대해 "우리가 전혀 하고 있지 않은 정밀화학에 입문하게 된데 의의가 있다"며 "내년 상반기 인수작업을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 사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7회 화학산업의 날'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제품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것도 시너지일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롯데그룹은 이날 오전 삼성SDI의 케미칼사업 부문, 삼성정밀화학(삼성BP화학 지분 49% 포함)에 대한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인수가가 3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양수도 계약으로 국내 화학업계 최대 빅딜에 해당한다.
그는 시너지가 없을 것이라는 일부 시장의 전망에 대해 "석유화학산업이 부침이 심한 만큼 제품 포트폴리오가 넓은 것이 좋다"고 자신했다. 이어 "우리가 전혀 하고 있지 않은 정밀화학에 입문하게 된 것"이라며 "우리 포트폴리오를 넓히는데 뜻이 있고 원료 등 수직계열화되는 것이어서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삼성SDI 케미칼사업부문 인수로 연간 56만톤 규모의 고부가합성수지(ABS)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국내 2위, 세계 6위의 시장점유율이다. 하지만 연간 165만톤을 생산하는 글로벌 1위 LG화학과의 격차는 크다. 이에 대해 허 사장은 "우리도 ABS규모를 키워가겠다"며 "100만톤 이상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인수비용으로 추산되는 3조원대의 규모가 너무 비싼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생각하기 나름"이라며 "오늘 주가가 떨어져서 그렇게 생각하는 모양인데 (무리하게 인수했다는 말 듣지 않도록) 좋은 회사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3조원의 인수 자금을 마련하는데는 크게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 투자(자)도 있고 이제 숨고르기 하게 될 것"이라며 "금융권에서 1조원 정도(회사채 발행과 대출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 배지를 달게된 삼성맨들에 대한 처우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열린 화학산업의 날에는 석유화학협회장인 허 사장을 비롯해 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성익경 코오롱인더스트리 전무는 석유수지 공정개발과 산업화를 통해 4000억원의 수출을 달성한 공로를 인정받아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전병도 롯데케미칼 상무는 동탑산업훈장을 받았으며 강경희 광진화학 대표이사는 산업포장을 받았다. 심명식 아팩 대표이사와 최용진 LG화학 연구위원은 대통령표창을 수상했다. 이밖에 서울대 윤제용 교수를 포함한 3명이 국무총리표창을, SK종합화학 김영균 공장장 등 25명이 산업통상부 장관표창을 받았다.
허 사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한국 화학산업은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가는 시기에 와있다"며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중국의 대형설비 증설로 여전히 어렵고 과제가 많이 남아 있어 정책 부문의 지원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