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당기순익 제자리걸음…가맹점 수수료 개편, 대부업법 최고 금리 인하 예고로 내년 이후 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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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위축된 시장을 반영하는 '구두쇠 소비'가 3분기 카드업계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소액결제 확대로 인한 수수료 부담이 커지면서 순이익이 답보 상태를 면치 못했다. 연내 카드 가맹점 수수료 체계 개편과 대부업법 최고금리 인하가 예고돼 있어 카드업계의 실적 반전은 쉽지 않아 보인다.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3분기 신한카드 당기순이익은 16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 감소했다. 9월 추석 연휴 이후 하루밖에 없었던 영업일 탓에 일시적인 연체가 늘었고 이에 따른 대손충당금이 올라갔다. 삼성카드의 경우 3분기 당기순이익은 8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 상반기 순이익(경상 기준)이 전년 동기보다 21.5% 늘었던 것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반면 KB국민카드는 3분기에 116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6.4% 증가한 수치지만 지난해 정보 유출 사태에 따른 기저효과로 볼 수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정보 유출 사태 후 금융당국으로부터 영업 정지를 받은 후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외환카드와 하나SK카드 합병으로 출범한 하나카드는 3분기에 14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외환카드와 하나SK카드의 지난해 3분기 순이익을 단순 집계한 136억원에 보다는 7억원(5.5%) 정도 늘어난 데 그쳤다.
카드업계는 소액결제 확대로 카드 수수료의 수익성이 줄어든 게 3분기 실적 부진의 주원인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중소가맹점에서 5000원 카드 결제가 발생하면 카드사는 가맹점으로부터 1.5%, 약 75원 정도의 수수료를 받지만 전표매입 등 업무를 대행해주는 밴(VAN)사에 건당 117원 정도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는 결제금액과 상관없이 밴사에 건당 117원 정도를 수수료로 낸다"며 "소액결제가 계속 늘고 5만원 미만 결제가 80%에 달하는 상황에서 수수료 역마진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이후는 더 문제다. 내년부터 적용될 카드 가맹점 수수료 체계 개편을 앞두고 정치권은 벌써부터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기준금리 인하 요인 등에 따라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카드론(장기카드대출)과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 금리도 함께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는 대부업법 최고금리를 적용하고 있는데 국회에서는 대부업법 최고금리 인하와 동시에 카드업권은 차등 적용하자는 의견을 내놓은 상황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과 동시에 밴사와의 수수료 업무 조율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며 "시장 논리에 맞는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여신금융협회 태스크포스(TF)는 조만간 카드 가맹점 수수료 체계와 관련 원가에 해당하는 적격비용을 산출해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3분기 전체 카드 승인금액은 분기 사상치 최대치인 166조5200억원을 기록했지만 승인건수 증가율이 이를 상회해 평균 카드 결제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한 4만6049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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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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