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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기업환경 세계4위' 빛바랜 제조업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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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World Bank)이 오늘 우리나라의 기업환경이 전 세계 189개 국가 가운데 4위라는 평가 결과를 내놓았다. 제도 부문에서는 우리나라의 기업환경이 세계 최상위권 수준에 올랐다는 것으로 대단히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어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4년 기업경영분석'은 이 같은 평가를 무색케 한다. 제조업체 12만2097개를 전수 조사한 결과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61년 이후 처음으로 매출액이 마이너스(-1.6%)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우수한 기업환경과 추락하는 제조업 사이의 괴리는 어디에서 오는지, 제조업을 살려낼 방도는 무엇인지 정부와 기업이 함께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올해 세계은행 기업환경 평가 순위는 지난해보다 1계단 상승한 것으로 역대 최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는 뉴질랜드, 덴마크에 이어 3위다. 미국과 일본은 물론 세계 주요 기업의 아시아 본부가 몰려 있는 홍콩보다도 좋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특히 창업부터 퇴출까지의 10개 부문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전기공급(1위), 법적분쟁해결(2위), 퇴출(4위), 소액투자자보호(8위)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는 기업활동 관련 법령ㆍ제도 측면에서 한국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다는 뜻이나, 다른 기관의 평가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세계은행 평가에는 노동이나 입지, 환경분야 규제 등이 빠져 있어 기업환경을 정확히 보여주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 세계경제포럼(WEF)의 노사, 규제, 관료제의 비효율성 등에 대한 설문 결과를 반영한 국제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은 각각 61개국 중 25위, 140개국 중 26위에 머물렀다.


이들의 '짠물 평가'가 오히려 우리나라 기업환경의 실상에 더 접근했다고 보는 게 옳을 듯하다. 기업환경이 세계은행 평가처럼 뛰어나다면 세계 유수의 기업이 한국으로 몰려들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세계은행 평가는 우리에게 두 가지 측면에서 시사점을 준다. 정부에게는 기업여건이 좋은데 왜 기업들은 움직이지 않고, 제조업은 퇴조하는가 돌아볼 필요성을 제기한다. 나아가 이번 평가에서 순위가 하락했거나 평가에 포함되지 않은 부분을 찾아내 보완할 것은 보완하고 개선할 것은 과감히 개선해야 한다. 한계ㆍ좀비기업의 과감한 구조조정과 경제구조의 개혁도 늦춰서는 안 된다.


기업에는 더 이상 외부 여건이나 규제 탓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의 소리다. 기업가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 그것이 갈수록 허약해지는 제조업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첩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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