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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논란에 15분 지연…與 '56번 박수' 野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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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대통령, 국회 시정연설…野 시위로 본회의장서 고성 오가
與, '기립 박수'로 맞아…중앙통로에 도열해 대통령과 악수
野, 앉아서 침묵으로 일관…시정연설 도중 퇴장하기도

교과서 논란에 15분 지연…與 '56번 박수' 野 '침묵'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2016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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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27일 국회 시정연설은 당초 예정된 오전 10시에서 15분 지연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국정교과서 반대', '민생 우선'이라는 구호가 적힌 종이를 본회의장 개인모니터에 붙이자, 여당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해서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우리가 입법부와 행정부에 예의를 요구하듯, 우리가 예의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며 수차례 종이를 떼길 권유했지만 야당 의원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본회의장에선 여당 의원들의 고성이 터져나왔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빨리 떼세요. 뭐하는 겁니까. 의장님 말도 안 들을 거면 왜 들어와요"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야당 의원들은 "'민생 우선'이 뭐가 잘못됐다는 거에요"라고 맞받았다. 장내가 소란스러워지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 주변에 모여 각 당 지도부가 긴박하게 대책을 세웠다. 정 의장은 논의 끝에 그대로 개의를 선언했다.


여야는 이날 오전 시정연설 전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특히 야당은 오전 8시30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데 이어 오전 9시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시정연설 참석 여부를 놓고 격론을 펼쳤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의미로 '침묵시위'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여론을 의식해 의원들 개인의 판단에 따라 자율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날 본회의장에는 시정연설 시작 17분 전인 9시43분에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이 가장 먼저 입장했다. 이어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9시45분께에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순차적으로 입장,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눴다. 의총을 마친 야당 의원들은 '국정교과서 반대', '민생 우선'이라고 써진 종이와 한국사 교과서를 들고 시정연설 시작 5분 전 입장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41분 국회 본청에 도착해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의 안내를 받아 귀빈실로 이동했다. 옷 색상은 박 대통령이 국회에 방문할 때마다 즐겨 입는다는 짙은 회색이었다. 입법부 무게에 걸맞은 엄숙한 분위기를 강조하기 위해서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박 대통령은 정 의장을 비롯한 5부 요인과 잠시 환담을 나눈 후 시정연설을 위해 10시15분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모두 기립박수를 쳤고 박 대통령은 악수 대신 간단한 목례로 화답했다. 야당 의원들은 일부만 일어서서 박 대통령을 맞았다. 대부분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으며 박수는 치지 않았다. 야당 의석은 군데군데 빈자리가 눈에 띄었다.


교과서 논란에 15분 지연…與 '56번 박수' 野 '침묵'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2016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본회의장 모니터에 '국정교과서 반대', '민생우선'이라고 쓰여진 종이를 붙여놨다.


시정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여야 의원들의 반응도 달랐다. 여당 의원들은 연설 중간 박수로 호응했지만 박 대통령 가까이 앉은 일부 야당 의원들은 역사교과서를 뒤적거리기도 했다.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인 유승민 의원은 안경을 벗고 모니터에 뜬 연설문을 보며 박 대통령 연설을 경청했다.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은 박 대통령의 연설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기도 했다.


여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하는 41분 동안 총 54번의 박수를 보냈다. 입·퇴장할 때까지 포함하면 총 56번이다. 특히 박 대통령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언급하는 4분여 동안 목소리를 높이자, 여당 의원들은 11번의 박수를 치며 박 대통령의 한국사 국정교과서 의지에 화답했다.


시정연설이 끝나자 여당 의원들은 일제히 일어나 중앙통로 양 옆으로 빼곡하게 도열했다. 박 대통령은 본회의장을 나서면서 여당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야당 의원들은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일부 의원들만 일어서 박 대통령의 퇴장을 지켜봤다. 끝까지 박수 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일부 의원들은 연설이 끝나기 전에 퇴장하기도 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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