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피아노 연주자 조성진 씨(21)가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우승했다.
프레데릭 쇼팽 협회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제17회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 결선의 최종 심사 결과 조성진이 1위를 차지했다고 21일(한국시간) 발표했다. 지난 5월 바이올린 연주자 임지영(20) 씨가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데 이은 한국 클래식계의 쾌거다.
조성진 씨는 이번 콩쿠르에서 폴로네이즈(폴란드 춤곡) 최고 연주상까지 받아 경사가 겹쳤다. 1위 상금 3만 유로(약 3856만원)와 금메달, 폴로네이즈 최고 연주상 상금 3000유로(약 385만원)를 받았다. 전 세계 각지에서 연주할 수 있는 기회도 얻는다.
이번 콩쿠르 입상자들은 21~23일 바르샤바 필하모닉 콘서트홀에서 갈라 콘서트를 연다. 야체크 카스프치크의 지휘로 바르샤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내년 초까지 유럽과 아시아를 돌며 연주한다. 한국에서도 내년 2월 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회가 열린다.
쇼팽 콩쿠르는 러시아 차이콥스키 콩쿠르,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음악 콩쿠르로 꼽힌다. 폴란드 작곡가 프레데리크 쇼팽을 기념하여 1927년에 창설됐다. 피아노, 바이올린, 성악 등 여러 부문으로 구성된 두 콩쿠르와 달리 오직 쇼팽의 작품으로 피아노 경연만 연다.
콩쿠르는 쇼팽의 고향인 바르샤바에서 5년마다, 쇼팽의 기일인 10월 17일 전후 3주에 걸쳐 열린다. 첫 대회 우승자인 레프 오보린(소련)을 비롯해 마우리치오 폴리니(1960년ㆍ이탈리아), 마르타 아르헤리치(1965ㆍ아르헨티나), 크리스티안 지머만(1975ㆍ폴란드), 스타니슬라프 부닌(1985ㆍ소련) 등 피아노 연주사를 수놓은 별들이 거쳐 갔다.
이번 콩쿠르에서는 예선 참가자 27개국, 160명 가운데 20개국, 78명이 본선에 올랐다. 결선에서는 조성진 씨를 비롯해 열 명이 경연했다. 조 씨는 지난 18일 결선 첫 연주자로 연주를 마쳤다. 쇼팽 콩쿠르에서 한국인이 결선에 진출하기는 2005년 임동민(35), 임동혁(31), 손열음(29) 씨 이후 10년 만이었다. 최고 성적은 임동민, 임동혁 형제가 기록한 공동 3위.
조 씨는 6세에 피아노 연주를 시작했다. 신수정(73) 서울대 음대 명예교수가 스승이다. 예원학교와 서울예고를 거쳐 2012년부터 프랑스 파리 국립고등음악원에서 미셸 베로프를 사사하고 있다.
열네 살이던 2008년 국제 청소년 쇼팽 콩쿠르와 2009년 하마마쓰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각각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다. 2011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지난해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각각 3위를 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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