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취업을 늘리기 위한 여러 대책이 나오고 있지만 청년층 신규채용 규모는 10년 전보다 10만명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으론 불안정ㆍ저임금 일자리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청년 일자리가 양과 질에서 모두 저하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어제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층 신규채용 규모는 73만4000명으로, 10년 전인 2005년(86만7000명)보다 10만명 이상 줄어든 수준이었다.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채용시장이 더욱 얼어붙었던 2009년(78만여명)과 2010년(79만여명)보다도 적은 수치다.
일자리의 질도 악화되고 있다. 2008~2014년에 청년층 전체 일자리가 3.7% 감소한 가운데 '괜찮은 일자리'로 평가되는 상위 일자리(8~10분위)는 23.4%나 줄어들었다. 청년층 취업자 5명 중 한 명은 저임금 일자리가 많은 서비스업에 몰려 있었고, 청년층의 시간제 일자리 증가율도 15.5%로 전체 임금근로자(0.1%)를 훨씬 웃돌았다. 임금근로자 전체적으로 중간일자리가 늘면서 양극화가 완화되고 있는 것과는 대비되는 추세다.
이 같은 결과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얼핏 양과 질 가운데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문제로 해석될 수 있다. '2017년까지 총 20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제시한 정부의 청년 고용 관련 종합대책 등은 대체로 양적 증대에 맞춰져 있다.
그러나 청년 실업률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 같은 방식은 결코 해법이 될 수 없다는 것이 드러난다.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최근 한국비정규노동센터에 의뢰해 내놓은 '경제활동인구조사를 활용한 청년 실업률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7월의 '체감 청년 실업률'은 22.5%였다. 정규직 등 다른 일자리를 찾으면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사람과 구직활동을 하다 포기한 경우까지 포함한 결과로, 통계청이 발표한 같은 달 청년 실업률 8.4%의 3배 가까운 수치다.
이 같은 분석 결과들은 청년 취업의 개선은 일자리를 늘리되 좋은 일자리를 많이 확보하는 노력이 함께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 준다. 우리 사회의 청년 취업 증진 노력, 특히 정부의 관련 대책에 대해 전반적인 재점검이 필요한 대목이다.
정부가 늘리려 하는 시간제공무원, 인턴, 직업훈련과 같은 '부실 일자리' 대책만으로는 실질적이며 지속적인 청년 고용 증대로 이어지지 않는다. 산업구조와 고용시장에서의 큰 변화를 읽어내면서 '좋은 일자리→안정적 고용→청년 고용률 상승'의 선순환을 이루는 해법을 더욱 정밀하게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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