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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등 중부 역대 최악가뭄…서울·수도권도 방심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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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댐 저수율 22% 역대 최저…일부 지역 급수제한 등 비상조치

충남 등 중부 역대 최악가뭄…서울·수도권도 방심 '금물' ▲가뭄으로 갈라진 논(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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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최악의 가뭄이 이어지며 충청남도 일부지역에서는 급수제한에 돌입하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내년 봄까지 별다른 큰 비 소식이 없는 만큼 한강을 상수원으로 삼는 서울ㆍ경기ㆍ인천 등 수도권 역시 방심해선 안 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팔당댐 방류마저 줄어들자 서울시는 절수운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8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충남 보령ㆍ서산 등 8개 시ㆍ군은 이날부터 나흘간 제한급수에 돌입한다. 충남지역의 강우량이 역대 최저 수준에 도달해 상수원으로 쓸 물이 부족한 탓이다. 기상청집계로 보면 올해 9월까지 대전ㆍ세종ㆍ충남 일원에 내린 비의 양은 536.2㎜로 평년(1200㎜)의 46.7%에 그친다. 전국 평균 누적강수량 역시 754.3㎜로 평년(1189㎜)의 63%에 머무르고 있다.

이러다보니 충남 서북부 지역에 각종 용수를 공급하는 유일한 댐인 보령댐(저수량 1억1700만t) 저수율은 예년(70%)에 크게 못 미치는 22.1%까지 떨어졌다. 통상 댐은 장마철을 막 지난 10월 상순에 가장 많은 저수율을 기록하지만, 봄철 가뭄에 이어진 마른 장마로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18년만에 도래한 '슈퍼 엘니뇨(Super El Nino)' 때문이다. 엘니뇨는 적도 동태평양 해역(북위 5도∼남위 5도, 서경 120∼170도)의 해수면 온도가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평년보다 0.5도 높아지는 현상이다. 지난해부터 발달한 엘니뇨의 영향으로 북태평양 고기압이 발달하지 못해 한반도에는 장마전선도 형성되지 못했다. 게다가 태풍마저 한반도를 외면해 강우량이 턱없이 줄었다.

이 같은 가뭄은 내년 장마철이 시작될 때까지 해갈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연 강수량의 70%가 여름철에 몰리는 한반도의 특성상 10월부터는 갈수기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엘니뇨 현상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국토부는 최악의 가뭄피해가 예상되는 내년 봄 전까지 보령댐과 금강 백제보(湺) 사이에 총 연장 21㎞, 직경 1.2m의 수로를 개설해 긴급수혈에 나설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보령댐의 경우 적은 데다 비의 양이 적은 겨울을 지나면서 내년 봄에는 갈수(渴水)될 우려가 있다"며 "내년 2월까지 백제보와의 관로 연결을 마무리 해 최악의 사태를 피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2500만명의 주민이 모여사는 서울ㆍ경기ㆍ인천도 방심은 금물이다. 주로 한강을 상수원으로 둔 이들 지방의 체감도는 낮지만 가뭄은 심각하다. 서울ㆍ경기 지역의 올 강수량은 평년의 42% 수준으로 전국 평균보다 20%나 낮다. 상류지역인 남ㆍ북한강에 국내 최대규모의 댐인 충주댐(27억5000만t), 소양강댐(29억t)이 위치해 있어 체감도는 낮지만, 이 댐의 저수율도 각각 44.4%, 41.7%에 그치고 있다.


김한섭 한국수자원공사 소양강댐관리단 운영과장은 "평년 이맘때 저수율은 64% 수준이지만 지금은 44%까지 떨어진 상태"라며 "하류로 방류하는 물의 양은 초당 30t인데 비해 유입되는 물의 양은 초당 8t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서울ㆍ수도권 주요지역에서는 내년 장마 전까지 급수제한 등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 이성해 국토부 수자원개발과장은 "가뭄이 계속되면서 지난 3월부터 용수공급조절계획을 마련해 긴축ㆍ비축에 나선 결과 현재까지 한강에만 13억t에 달하는 용수가 비축됐다"며 "내년 장마 전까지 수도권 일대의 농업ㆍ공업ㆍ생활용수 공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비상이다. 별도로 물을 확보할 수단이 없는 상태에서 심각한 가뭄이 이어질 것을 고려해 절수운동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가뭄으로 인한 고통 분담 차원에서 대대적 절수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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