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일웅 기자] ‘수업 빼줄 테니 주차요원으로 일해’ 대전의 한 사립대 전공과 교수(학과장)가 자신의 자녀 결혼식에 학생들을 동원하려다 망신살을 뻗쳤다.
지난달 30일 대전 A대학 4학년 학생은 “전공 수업 교수님이 오늘 있는 전공 수업을 빼고 토요일에 와서 따님 결혼식 주차요원을 하라고 한다”며 “현장에서 출석체크를 하고 오지 않으면 결석처리를 하겠다고 하는데 (중략) 제 부모님이 등골 휘어 버신 돈 퍼다 주고 수업대신 주차요원을 하고 있을 제 모습에 슬퍼하실 부모님 생각하니 잠이 안오네요”라는 글을 페이스북(SNS)에 올렸다.
이 학생은 “4학년이라 이제 와서 자퇴하기도 아깝고 우리 과에 회의감이 느껴지네요, 정말”이라고 자괴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게재된 이 글은 삽시간에 확산, 누리꾼들 사이의 ‘갑질’ 교수 논란으로도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대전의 한 사립대 교수도 갑질 대열에 동참했다”며 “교수들의 갑질이 하루 이틀 일은 아니지만…언제나 되야 이런 일이 없어질지 앞날이 갑갑하다”고 혀를 찼다.
다른 누리꾼들도 “교수 갑질에 어이가 없다”, “직권남용이 도를 넘어선 것 아닌가”,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갑질) 교수의 행태가 이해되지 않는다”, “게재된 글 내용이 사실이라면 반드시 (해당 교수) 처벌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갑질 논란을 부추겼다.

이처럼 교내 안팎으로 ‘갑질’ 논란이 번지면서 해당 교수는 학과 학생들에게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아도 되고 취소된 수업은 추후 보강으로 채우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학 홈페이지 게시판에 ‘사과문’을 게재하면서 뒤늦은 사태수습에 나서는 모양새를 비쳤다.
이와 관련해 대학 측은 “해당 교수가 현재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학생들에게 사과하기로 약속했다”고 설명하면서 “이와 별개로 대학은 경위서를 제출받는 등으로 교내에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주의조치 할 것”이라고 했다.
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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