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접수 시작에 은행들 긴장
KEB하나·신한·NH농협銀, 모바일·온라인 강화하고 중금리 '틈새' 파고들어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인터넷전문은행의 예비인가 접수가 시작되면서 은행권 전반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번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은 KEB하나ㆍ신한 ㆍNH농협은행은 기존 모바일ㆍ온라인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중금리 대출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비대면 서비스로 인한 '편의성'과 중금리 대출 상품으로 '틈새시장'을 노릴 것으로 예상되자 이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것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내달부터 하나저축은행과의 연계대출 서비스를 시작한다.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불가한 고객이 은행 창구에서 바로 저축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지난 7월 출시한 연 6~10% 중금리 대출상품 '하나 이지세이브론'에 이어 중금리 대출을 강화한다는 의미도 있다.
기존에 제공하던 인터넷ㆍ모바일 서비스도 대폭 강화하고 나섰다. 콘텐츠와 상품, 서비스 품질 등 전반적 채널에 대한 업그레이드를 진행 중이다. 오는 12월 도입되는 비대면실명 확인제도에 대비하는 것이다. 또 원큐랩에 입주해 있는 핀테크 업체와의 협업도 진행하고 있다. KEB하나은행 e-금융사업부 관계자는 "비대면으로 실명을 확인할 수 있게 되면 은행은 고객을 온라인에서 만날 수 있는 창구가 하나 더 생기는 셈"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지주 차원에서 핀테크 기업과의 제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연초에 밝힌 것처럼 그룹 서비스를 통합해 제공하는 것이 1차 목표다. 향후 대규모 제휴를 통해 핀테크 기업들의 노하우를 접목하겠다는 취지다. 중금리 대출 강화와 관련해서는 '모바일 전용 스피드업 직장인 대출'을 내세우는 동시에 현재 대면 채널에서 진행 중인 저축은행 연계 대출을 비대면 채널인 모바일에서도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신한은행 신사업추진실 관계자는 "스피드업 대출의 경우 5~7등급 고객을 중심으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제2금융권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며 "모바일 서비스로 고객의 편의성을 증대해 중금리 대출 시장을 창출해보자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NH농협은행은 올해 출범한 스마트금융센터와 오픈플랫폼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스마트금융센터의 경우 O2O(온라인투오프라인)를 통해 온라인에서 오프라인 서비스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오픈 플랫폼을 통해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은행들로부터 가장 필요로 하는 고객정보를 직접 연동시키는 API를 제공하는 만큼 여러 업체들과의 협업을 기대하고 잇다.
한편 KEB하나ㆍ신한ㆍ농협은행은 1차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은행법이 개정된 뒤에는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은행법이 개정되면 산업자본이 확보할 수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지분이 현행 10%에서 50%까지 늘어난다. 금융당국은 은행법 개정이 이뤄지면 내년에 2단계 사업자 선정에 들어갈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1차 인터넷전문은행 선정에는 여러 가지 여건 때문에 참여하지 못한 은행들이 있다"며 "은행법이 개정되면 다양한 파트너와 협력해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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