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회복 징조 뚜렷…국경절·블랙프라이데이 쌍끌이 이벤트 기대감 높여
실질 소비 회복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추석을 기점으로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는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추석 선물세트 판매가 전년보다 늘어난데다 중국인 관광객(요우커)들의 방문이 중추절(9월26~27일)을 시작으로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0월부터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1~7일)과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1~14일)라는 쌍끌이 이벤트로 소비 심리의 반전에 쐐기를 박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우세하다. 다만, 실질적인 소비 회복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1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이번 국경절 연휴에 국내를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전년동기대비 30% 증가한 21만명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10월 국내 관광객 수는 전년동월대비 약 7%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이후 침체됐던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올해 8월 기준 전년동월의 73.5% 수준으로 회복된 상태다. 중국 매체 펑파이가 보도한 여행그룹 금종려의 자료에 따르면 이번 국경절 연휴 중국인 출국자 수는 처음으로 약 4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 늘어난 수치다.
예약자 수로 추정한 많이 찾는 국가는 한국, 일본, 대만, 태국, 미국, 홍콩 순으로 나타났다. 요우커들이 몰려오면서 유통업계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백화점들은 요우커 전문 마케팅에 한창이다. 롯데백화점은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옥으로 만든 경품을 준비하고 SNS를 활용해서 쿠폰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현대백화점은 중국인이 많이 찾는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에서 글로벌 배송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구입한 물건을 중국 현지 자택에서 받아볼 수 있게 한 것이다. 1인당 최대 30㎏까지 배송이 가능하다. 신세계는 업계 최초로 외국인 전용 모바일 가이드를 마련했다. 가이드는 중문 및 영문으로 제작됐으며 층별로 있는 QR코드를 휴대전화로 읽으면 점포 안내, 쇼핑 정보, 할인 쿠폰 등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유통업계 사상 최대 할인 행사인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도 이날부터 14일까지 진행된다. 최대 50~80% 할인이 진행되며 참여업체도 사상 최대 규모다.
백화점 71개 점포를 비롯해 대형마트 398개 점포와 편의점 2만5400여개 점포, 온라인쇼핑몰 등 16개 업체를 포함해 이케아, 빕스, 맘스터치 등 총 2만7000여 점포가 참여한다. 정부는 행사에 참여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국내 모든 카드사가 무이자 할부를 제공토록 할 계획이다. 행사 기간 중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다른 날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해당 지자체에 협조를 요청했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추석 영향으로 8-9월 소폭 개선 전망하며 10월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로 유통업 전반으로 소비심리 회복을 위한 노력이 강화되고 있다"며 "구체적인 소비 회복 여부를 떠나 긍정적 모멘텀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경절과 블랙프라이데이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는 소비 회복을 확실히 끌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지만 일각에서는 실질적인 도움이 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백화점ㆍ대형마트 9월 기존점 성장률이 전년도 기저효과와 추석 효과로 전년동기 대비 5% 이상 성장 중이다. 8~9월 누적으로는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1% 정도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가정용품은 가전 세일을 워낙 많이 하고 있고, 생활용품(소품) 관심이 많아진 영향"이라며 "나머지 카테고리는 대체로 역신장인데 그나마 아동용품 역신장 폭이 조금 낮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양지혜 KB투자증권 연구원고 "단기적으로 추석 연휴 전후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 (코리아 그랜드 세일 등)와 함께 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수 있지만, 실질적인 소비 회복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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