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남북이 북한의 추가도발 움직임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0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의 추가도발 움직임을 비판하며 핵무기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개혁ㆍ개방을 통한 경제발전의 길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북한이 내달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장거리 로켓 발사나 4차 핵실험 등대형 무력도발을 최근 들어 공공연히 시사함에 따라 이에 따른 한반도 위기 고조 등역내 안보에 미치는 악영향이 심각하다는 점을 북한뿐 아니라 국제사회에 강조한 것이다. 특히 유엔 창설 70주년을 맞아 유엔본부에 모인 160여개국 국가원수와 정부수반을 상대로 북한의 도발이 한반도와 동북아를 넘어 전 세계의 평화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각인시켜 도발에 대한 반대 여론을 국제사회 전반에 확산시킴으로써 이번 유엔 정상외교의 최대 과제로 떠오른 북한의 추가도발에 대한 사전억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다만 북한이 도발을 감행할 경우 단호하고 철저한 응징을 하겠다거나 국제사회와 협력해 강력한 제재에 나설 것이라는 등의 경고는 자제했다. 이는 지나친 경고 메시지가 오히려 북한을 자극할 수 있을뿐 아니라 북한의 도발을 반대하는 국제사회 여론 형성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8ㆍ25 남북합의에 따라 내달 이산가족 상봉행사의 준비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 등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북한은 추석 당일인 27일에도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의지를 재차 확인하면서 남한 당국이 이에 간섭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대외용 웹사이트 '조선의오늘'은 이날 "우리의 위성발사는 경제를 발전시키고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국가 과학기술발전계획에 따르는 평화적인 사업으로 그 누구도 간섭할 권리가 없다"며 "그런데 남조선 당국이 우리의 자주적 권리 행사를 '도발'로 걸고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다른 나라들이 위성을 발사해도 아무런 소리 없던 남조선 당국이 유독 같은 민족이 평화적 위성을 개발하는 것을 못마땅해하며 동족을 헐뜯는 것은 공화국의위상을 깎아내리고 우리의 자주권을 유린하는 범죄"라고 주장했다.
조선의 오늘은 또 남한의 이런 태도는 이산가족 상봉 추진 등 최근 남북관계 개선 흐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어 "우리 과학자, 기술자들은 나라의 경제발전에 적극 이바지하는 새로운 지구관측위성들을 새롭게 개발해 10월의 대축전장을 빛나게 장식할 일념으로 연구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내달 10일 당창건 기념일에 즈음해 장거리 로켓 발사 의지를 재차 밝혔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날 "남조선 당국자들이 대화와 북남관계 개선에 대해 곧잘 외우면서도 그와 배치되게 불순한 대결 속심을 드러내는 도발적 망발과 적대행위를 거리낌 없이 계속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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