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미래에셋·삼성·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온라인 펀드 판매 채널 '펀드슈퍼마켓'을 운영하는 펀드온라인코리아의 사실상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펀드온라인코리아는 24일 주주협의체 회의를 통해 자본금 100%인 218억원 규모로 진행된 유상증자를 모두 완료했다.
앞서 펀드온라인코리아는 기존 주주인 자산운용사 40여곳을 상대로 증자를 추진했는데 13곳만 증자에 참여하며 57%의 실권주가 발생했다. 전일 주주협의체 회의에서 미래에셋·삼성·에셋플러스운용이 실권주를 인수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증자가 마무리됐다.
업계 관계자는 "실권주 인수 비중은 3사가 결정하겠지만 특정 회사가 최대주주가 돼서는 안된다는 주주협의체의 공감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이들 3개 운용사가 실권주 57%를 균등 배분한 후 1개사가 100주를 추가 인수해 형식적인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것이다. 2013년 펀드온라인코리아 설립 당시에도 개별 주주 최대 지분율은 4.58%씩으로 제한하고 한국증권금융이 형식상 최대주주 요건을 갖추기 위해 100주를 추가 인수하는 형태였다. 이렇게 되면 3개사 지분율은 각각 당초 4.58%씩에서 13%씩으로 늘어나게 되고 1개사가 100주를 추가 취득하게 된다.
이번 증자가 완료되면서 펀드온라인코리아는 자본 잠식으로 회사 문을 닫을 위기를 벗어났다. 이 회사는 2014년 한해 기준 매출 6억8700만원, 영업손실 78억6000만원을 기록해 자본금 218억원 중 상당수가 잠식됐다. 이번 증자로 펀드 판매 중립성과 독립성을 취지로 설립된 국내 첫 온라인 펀드 판매 채널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증자 무산 위기를 벗어난 것은 다행이지만 일부 운용사가 지분을 과점하게 되면서 특정 운용사의 영향을 받지 않고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펀드를 판매하겠다는 펀드슈퍼마켓의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펀드온라인코리아가 운용사들을 대상으로 광고 수익 창출에 나선 것도 우려를 더한다. 이 회사는 5월부터 운용사 브랜드몰을 운영하며 광고료를 받고 펀드슈퍼마켓 홈페이지 배너 등을 통해 특정 운용사 펀드를 홍보하고 있다. 마케팅 비용이 부족한 중소형사 중심으로 펀드 판매 공정성에 대한 설립 취지에 어긋난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펀드온라인코리아 관계자는 "증자후 '업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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