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최근 경기도청 내 기획조정실의 '월권'을 성토하는 글들이 경기도청공무원노동조합 게시판에 빗발치고 있다. 기조실이 예산을 무기로 타 부서에 업무지시를 내리는 등 권한을 뛰어넘는 상식밖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게 핵심이다.
아이디 '충정맨'은 최근 '남경필 경기지사님께 건의올립니다'라는 글을 통해 기조실의 잘못된 업무관행을 지적했다. 건의문의 핵심 내용은 이렇다.
"어느날 부터인가 도지사께서 해당 실ㆍ국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정의 거의 모든 업무를 기획조정실장에게 의논 지시하면서 여러 문제가 파생하고 있습니다. 도지사 지시사항을 받은 기조실장이 긍정적으로 모든 답변을 하는 바람에 정작 해당 실무부서는 그 일을 처리하느라 고생하고 있습니다. 또 기조실장이 예산을 무기로 해당 실ㆍ국장을 건너뛰고 해당 과장ㆍ팀장을 불러 자기네 직원인 양 지시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이 글이 올라온 뒤 경기도청노조 게시판은 삽시간에 3300여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핫이슈로 떠올랐다.
아이디 '웅적'은 "기조실은 사업부서가 아니고, 실국 단독으로 안 되는 일에 대해서 조정하고 협력을 이끌어 내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지금 기조실은 일만 가로채고 안 되는 일은 나몰라라하는 구조로 가고 있어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아이디 '메르스'는 "지난 메르스 사태 때도 기조실에서 업무지시가 내려와 의아했던 기억이 난다"며 최근 기조실의 해당 부서를 무시한 월권 지시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번 기회에 실국을 통합해야 한다는 다소 감정섞인 주장들도 나왔다.
아이디 '실국'은 "이참에 실국 통폐합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더 이상 실국은 필요없다"는 다소 냉소적 반응의 댓글을 올렸다.
아이디 '걱정'은 "경기도가 대권주자들의 무덤이 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딱 지금 하는 행정을 보면 도지사 그릇을 시 행정, 군 행정 수준으로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며 "도지사가 어제 내 뱉은 말이 오늘 바로 실현되는 조급행정, 과잉충성이 바로 그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