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발표 후 R&D센터·사회공헌기금 규모 대폭 축소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내걸었던 1000억원 규모의 투자가 용두사미에 그치고 있다. 국내에서 막대한 판매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여전히 투자에는 인색한 모습이다.
지난 2013년 디터 제체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은 한국을 방문해 R&D 코리아 센터 신설 등을 담은 '코리아(Korea) 2020' 비전을 발표하고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코리아 2020의 일환으로 지난해 6월 520억원을 투자해 부품물류센터를, 올해는 250억원을 투자한 트레이닝센터를 각각 건립했다.
그러나 당초 약속한 연구개발(R&D)센터 설립은 사내 부서를 신설해 운영하는데 그쳐 그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3월 메르세데스-벤츠 R&D라는 공식 부서가 설립돼 현재 연구원을 포함 7명의 한국 전문가들이 연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제체 회장은 "메르세데스-벤츠 R&D 코리아 센터 신설은 텔레매틱스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과 전문성을 보이는 한국인의 우수한 능력을 활용, 한국 고객의 수준 높은 요구에 유연하면서도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행보는 200억원을 투자해 R&D센터를 설립할 계획인 경쟁사 BMW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BMW는 2020년까지 200억원을 투자해 세계 다섯 번째로 우리나라에 BMW R&D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투자한 부품물류센터나 트레이닝센터 역시 BMW에는 못미치고 있다. BMW는 770억원을 투자해 자동차복합문화공간인 드라이빙센터를 설립했고 현재 축구장 3개 규모의 부품물류센터를 7개 규모로 두 배 가량 확장할 예정이다.
사회공헌기금도 쥐꼬리 운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측은 "사회공헌기금도 Korea 2020에 발표된 국내 투자 확대 계획에 포함된다"면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뿐만 아니라 다임러 트럭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파이낸셜 서비스 코리아, 11개 공식 딜러사들이 협력해 각종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사회공헌 비용은 11억2061만원으로 순이익의 1% 수준에 그쳤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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