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에서 네 번째, 3대 평가기관 동일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15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한 단계 올렸다. 이는 위에서 네 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S&P는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AA-)으로 제시했다.
S&P는 "앞으로 3~5년 동안 한국 경제가 대다수 선진국에 비해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등급 상향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의 1인당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 3%로 S&P는 추산했다. 올해 2만7000달러 수준인 1인당 평균 GDP의 경우 오는 2018년 3만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 경제의 골칫거리인 수출 부진과 관련, S&P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 아니다"라며 "한국 경제는 특정 수출시장 또는 산업에 의존하지 않는 다변화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호한 재정 상황도 거론됐다. S&P는 "한국의 통합재정수지가 2000년 이후 대체로 흑자를 기록해왔다"며 "순정부부채도 올해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S&P는 또 "한국 정부와 금융권이 보유한 대외유동자산이 총대외채무를 초과하는 금액 규모가 작년 경상계정수입(CAR)의 21% 수준에서 올해 30%가 될 것"이라며 대외건전성이 우수한 편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S&P는 2012년 9월 이후 한국 신용등급을 'A+'로 유지했다. 다른 평가사인 무디스(Aa3)와 피치(AA-)에 비해 한 단계가 낮았다.
이런 가운데 S&P는 작년 9월 한국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2년 만에 '안정적'(A+)에서 '긍정적'(A+)으로 높였다. 당시 6∼24개월 내에 등급이 상향 조정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지만 S&P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급기야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4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S&P의 존 체임버스 국가신용등급평가위원회 위원장 등과 만나 신용등급 상향을 부탁하기에 이르렀다.
기재부는 이번에 등급 상향이 실현된 데 대해 "양호한 대외건전성을 바탕으로 세계 경제 둔화 속에서도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구조개혁도 추진하고 있는 한국 경제의 성과를 S&P가 높이 평가한 결과로 판단한다"며 "최근 남북 간 합의에 힘입은 한반도 긴장 완화도 등급 상승의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이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 모두로부터 네 번째 등급을 부여받은 것은 사상 최고, 최초 실적이라고 기재부는 전했다.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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