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혜택 증권사 독차지"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증권사들의 신용·담보대출 금리가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국회 정무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국회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최근 5년간 신용거래 및 예탁증권담보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위탁매매 상위10개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평균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2012년부터 올해 3월까지 8.13%에서 7.93%로 불과 0.2%p 내리는데 그쳤다. 한국은행은 같은기간 일곱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 3.25%에서 1.5%로 1.75%p 내렸다.
평균 대출금리는 키움증권(10.1%)이 가장 높고 대신증권(8.2%), 미래에셋증권(8%) 등이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3년간 단 한 차례 금리조정 없이 8%를 고수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오히려 금리를 올린 곳도 있었다. 한국투자증권은 2013년까지 7.5%를 받다가 2014년부터는 금리를 8%로 인상했다. 올해 5월 0.1%p 인하했다. 2012~2013년 7.3% 금리를 적용하던 하나투자증권도 지난해 7.5%, 올해는 7.8% 수준의 금리를 올렸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보다 0.13%p 평균금리가 상승했다.
증권사 예탁증권담보대출 금리도 금리인하를 거의 반영하지 않았다. 예탁증권담보대출이란 흔히 주식담보대출이라고도 하는데, 투자자가 보유한 증권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주는 것을 의미한다.
10대 증권사의 주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2012년 7.32%에서 올해 6.63%로 0.69%p 낮아졌다. 가장 높은 곳은 키움증권(9.4%)으로 지난해보다 0.68%p 상향조정했다. 이어 미래에셋증권(7.5%), 한국투자증권(7.2%) 등이 뒤를 이었다.
김기준 의원은 “기준금리가 일곱 차례나 내렸는데 증권사들은 대출금리에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면서 "고객들이 누려야 할 금리인하의 혜택을 증권사들이 독차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감독당국이 업계의 의견을 받아들여 조달금리 산출이 어렵다는 이유로 대출금리 감독을 포기했다”면서 “개인투자자들이 금리인하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감독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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