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오종탁 기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 첫날인 14일 국감 초반부터 야당 의원들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간의 설전이 벌어졌다. 최근 부진한 경제상황과 정부의 재정건전성 문제, 정부의 노동개혁 등이 도마에 올랐다.
김관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올해에만 46조원"이라며 국가부채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김관영 의원은 "5년간 167조원의 누적 적자가 쌓였다"며 "국가부채 관련 약속을 한 번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관영 의원은 이어 정부의 경제정책이 정치적 중립성 문제를 지적한 뒤 "한국경영학회 조사에서도 (현 경제팀의 점수를) C학점을 줬다"고 지적했다. 최 부총리는 이에 대해 "야당 의원의 표현대로라면 F학점 아니라 C학점 준 것도 다행"이라고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김관영 의원이 경제학자들 조사가 C학점이라니까 F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하느냐"고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에 대해 최 부총리는 "C학점이라도 줘서 제 생각보다 높게 점수 줬구나(라는 의미)"라고 답했다.
김현미 의원은 이에 대해 "가계부채 폭증 사태에 대해 의원들이 걱정해서 얘기하는데 C라서 다행이라고 말을 하느냐"며 "암담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김현미 의원은 "근속 1년 미만인 단기근속자의 비율이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고, 10년 이상 장기근속자는 우리나라가 압도적으로 꼴찌"라고 지적하자, 최 부총리는 "그렇게 악담은 하지 마시라"고 맞받아쳤다.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기재부가 한국 경제를 망친 주범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경제가 엉망이면 기재부 관료들부터 해고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질의했다.
홍 의원은 이어 "민간 시장에선 매일같이 해고당하고 있다. 해고에서 안전한 기재부 관료들이 국민 해고를 더 쉽게 한다는데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노동자한테 미안하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부총리는 "해고 쉽게 한다고 하지 말고. 열심히 해서 경제 살려서 일자리 만들고 하는 게 노동자한테 도움이 된다"며 "대기업, 공공부문 노조가 (비노조원인) 90%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라고 노동개혁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특히 최 부총리가 "저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하자, 홍 의원은 언성을 높이면서 "무엇을 고민하고 있느냐. 노동자들에게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 못하느냐"고 따졌다. 최 부총리는 끝내 '미안하다'는 표현을 하지 않았다.
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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