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국문과 69년만에 첫 외국인 전임교수 제프리 홀리데이
15년전 한국인 유학생 만나 말 배워
美서 음성학 전공 … 학습법 연구
제프리 홀리데이 교수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한국에서 국문학과 교수가 된 것은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더 정확히 알리는 역할을 하라는 의미인 것 같아요."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첫 외국인 전임교수로 임용된 제프리 홀리데이(Jeffrey J Hollidayㆍ34)씨가 한국 대학에서 강의를 하게 된 소감을 전했다.
미국인 홀리데이씨는 고려대 국어국문학과가 1946년 개설된 이래 전임으로 임용된 첫 외국인 교수다. 국어국문학과는 2004년부터 해외 유수 대학들에 모집공고를 내 한국어ㆍ한국 문학을 전공한 외국인 교수를 찾아오던 중 마침내 적임자를 만났다.
홀리데이씨의 한국 이름은 '하진표(河眞豹)'. 2004년 본인 영어 이름의 머리글자에 맞춰 비슷한 발음으로 직접 지었고, 훗날 다른 한국식 이름처럼 한문 뜻도 담았다. 한자로 범 '표'를 썼는데 이는 고려대와의 특별한 추억을 기념해 대학의 상징동물인 호랑이를 표현한 것이다.
한국과의 인연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 회계학 전공을 했던 그는 오하이오주립대학에서 만난 한국인 유학생들의 영향으로 한국어를 쉽게 접했다. 당시 독학으로 초급 수준의 한국어까지 공부했던 그는 2001년 한국에 여행을 오면서 한국에 더욱 큰 정을 느끼게 된다.
여행에서의 경험이 계기가 돼 그는 2002년 고려대 한국어센터에서 본격적으로 어학연수를 시작한다. 다른 외국인들이 제일 초급반인 1급반으로 시작하는 것과는 다르게 한국어 기본기가 갖춰졌던 그는 3급으로 시작을 하게 된다. 이후 최고급반인 6급까지 마쳤으나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서 기존의 학부 전공이었던 회계학을 살려 회사에서 회계업무를 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돌연 진로를 바꿔 오하이오주립대학교에서 석박사 통합과정으로 음성학을 전공했다. 박사학위 논문 주제는 '한국어 음성학'을 선택했다. 그 후 한국에 오기 전까지 인디애나주립대학에서 박사 후 연구원 과정(Postdoctoral Fellow)으로 3년간 연구했다. 그는 "회계업무는 적성에 맞지 않더라구요.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해야 된다는 걸 깨달았어요"라며 진로를 바꾼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연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외국인들이 '상추'를 '쌍추'라고 발음하는 것은 음향적으로 'ㅆ(쌍시옷)'이 'ㅅ(시옷)'보다 'S(에스)' 발음에 더 가깝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대개 외국인에게 'ㅅ'은 'S' 발음이 난다고 가르치므로 발음이 부정확해지죠. 제 연구는 과학적인 실험을 통해 한국어 말소리 발화(發話)와 인지 과정에 대해 규명하고, 효과적인 학습법을 연구하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강의하는 가장 큰 장점으로는 음성학, 특히 한국어를 더 집중적으로 가르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홀리데이 교수는 2015년도 2학기 현재 문과대학 국어국문학과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사회언어학(Korean Language Variation)'을,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는 '제2 언어로서의 한국어 음성음운론(Second Language Korean Phonetics and Phonology)' '연구윤리와 영어학술작문(Research Ethics and English Academic Writing)'을 강의한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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