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자부, 유사·중복·비효율 지자체 위원회 통폐합 지침 마련...내년 3월까지 정비마쳐야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지자체 설치 각종 위원회의 4개 중 1개 꼴로 지난 1년간 한 차례도 회의를 하지 않는 등 남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가 불필요한 지자체 위원회를 폐지ㆍ통폐합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9일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각 지자체 설치 위원회 수는 지난해 말 기준 2만861개로 지난 5년새 약 20% 늘어났다. 2009년 12월 1만744개에서 2012년 12월 1만8771개 등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종류 별로는 법령상 설치가 의무화 된 위원회가 1만261개로 49.2%, 해도 되도 안 해도 되는 임의위원회가 1920개(9.2%), 조례상 설치하도록 한 위원회가 6999개(33.6%) 등이다.
그런데 이중 4분의1(24.6%)에 해당하는 5138개의 위원회가 최근 1년간 회의를 개최하지 않았다. 최근 3년간 회의를 한 번도 열지 않은 위원회도 1936개(9.3%)에 달한다. 유사ㆍ중복된 기능을 수행하는 위원회가 중복 설치되거나 일부 위원회의 권한남용 사례 등의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행자부는 '지자체 위원회 정비 지침'을 마련해 대대적인 정비를 추진할 계획이다. 행자부는 법령상 임의위원회 및 조례상 위원회는 회의개최 실적과 기능 유사ㆍ중복 여부 등에 따라 유형별로 자체 정비를 추진하도록 했다.
최근 3년간 회의가 안 열린 위원회는 원칙적으로 폐지하고, 1년간 회의 미개최 위원회는 자체진단을 거쳐 위원회 활성화 또는 정비 계획을 수립ㆍ제출하도록 했다. 회의 실적이 있더라도 기능이 유사ㆍ중복되는 위원회는 통ㆍ폐합하되, 독자적 심의가 필요한 경우 통합 후 분과위원회로 재편한다. 비효율 판정을 받은 위원회는 유형별로 폐지, 존속기한 설정, 협의체로 전환, 비상설화 등의 정비를 추진한다.
법령상 꼭 설치해야 하는 강행위원회 중에서도 개최되지 않거나 비효율적인 위원회는 폐지 또는 임의위원회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지자체의 위원회 설치시 사전검토를 강화하고, 운영도 내실화하도록 했다.
각 지자체들은 이에 따라 오는 11월까지 자체 정비계획을 수립해 내년 3월까지 정비를 마쳐야 한다.
김성렬 행자부 지방행정실장은 "꼭 필요한 위원회는 정부3.0의 취지에 맞게 참여와 소통의 통로로 활성화하되, 불필요한 위원회는 과감하게 정비하여 효율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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