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한국전력기술이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에 납품하려던 부품이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9일 한국수력원자력이 홍의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전기술은 지난 4월15일 UAE 원전사업자인 ENEC로부터 기기냉각해수계통 밸브(C95800)의 허용능력표의 미등재 재료'라는 지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당 부품이 국제기술기준인 미국기계학회(ASME)에 등재되지 않아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은 것으로, 이에 한전기술은 재납품을 하기 위해 긴급승인절차(CODE CASE)를 밟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C95800은 1998년 한빛5·6호기 적용된 이후 한울 4·5·6호기, 신고리 1·2호기, 신월성 1·2호기 등에 50개 가량 납품돼왔다.
그동안 한전기술은 C95800의 ASME 미등재 사실을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하지 않았으며, 한수원과 원안위는 '미등재 부적합' 사실을 UAE의 개선 요구가 있은 이후에야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원안위는 C95800을 납품받아 상업운전을 앞둔 신고리 3호기의 가동 허가를 10월로 연기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원전 부품에 대한 부적합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17년째 부적합 부품을 사용해온 셈이라고 지적했다.
홍의락 의원은 "국제기준 미등록을 이유로 납품 '퇴짜'는 망신"이라며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자의적 판단으로 국제기준 적합여부 조차 20년 가까이 파악하지 못한 것은 직무유기"라고 강조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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