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주도냐, 보조냐."
'1호 인터넷전문은행' 타이틀을 놓고 경쟁하는 국민ㆍ우리ㆍ기업은행의 행보가 엇갈린다. 국민ㆍ기업은행은 "시중은행의 최대주주는 소망스럽지 않다"고 한 금융당국의 입장을 고려해 10% 정도의 지분 투자를 검토 중이나 우리은행은 최대 30%까지 확보하는 안을 고려하고 있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에 출사표를 던진 컨소시엄들이 참여기업별 지분 협상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컨소시엄은 현행 은행법을 적용받는다. 따라서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는 4%, 금융주력자는 10%의 지분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으면 비금융주력자는 지분 의결권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10%까지, 금융주력자는 100%까지 가능하다. 각 컨소시엄 참여업체들은 이 기준에 따라 지분협상을 하고 있는데 지분율을 놓고 참여 은행별 셈법도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곳은 우리은행이다. KT와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을 구상 중인 이 은행은 최대주주는 아니어도 지분을 최대 30%까지 확보하고 싶다는 입장을 비춘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등 계열사와 함께 인터넷 전문은행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해당 사업을 준비해 왔고 모바일전문은행인 위비뱅크를 통해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성도 테스트하며 준비해왔다"며 "은행이 최대주주만 아니면 되기 때문에 최대한 지분을 확보해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을 주도적으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KT의 통신고객 빅데이터와 위비뱅크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새로운 신용평가 기준안을 마련, 중금리 대출 시장을 특화영역으로 삼을 방침이다.
인터파크 뱅크 그랜드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업은행은 은행법에 따라 지분 투자는 10%로 하되 공동 최대주주로 나서는 안을 검토 중이다. 이 컨소시엄 참여업체들은 대기업집단으로 들어가는 SK텔레콤과 GS홈쇼핑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이 10%의 지분을 각각 출자해 공동 경영하는 안을 구상중이다. 인터파크 컨소시엄 관계자는 "산업자본 외 나머지 업체들이 10%씩 출자해 공동경영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안을 구상 중"이라며 "은행이 단일 최대주주가 아니기 때문에 공동 주주로 참여해도 문제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구상대로 지분을 나눠 인터넷전문은행 사업권을 획득한다면 기업은행도 최대주주의 일원으로 사업을 주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다. 기업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 개인고객 기반 확대와 함께 소상공인 지원을 실현하겠다는 게 목표다.
국민은행은 10%의 지분을 갖고 당분간 협력자 역할에 치중할 방침이다. 다음카카오ㆍ한국금융지주ㆍ국민은행으로 구성된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은 한국금융지주가 최대주주로, 지분 50%를 보유하고 산업자본으로 지분 제한을 받는 다음카카오와 국민은행은 각각 10%를 투자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국민 메신저로 꼽히는 카카오톡의 고객과 자사의 스마트폰뱅킹 고객을 기반으로 모바일 중심의 사업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최대주주가 아니라면 지분율은 크게 신경쓰지 않을 것"며 "각 은행별 전략에 따라 사업 계획을 짜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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