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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몬스터]증권사 면허 1호 송대순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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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 중에도 영업, 주식 거래 89% 점유하기도

[머니몬스터]증권사 면허 1호 송대순을 아시나요 ▲송대순 대한증권 초대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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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해방 이후 미군정 시절인 1947년. 한국경제는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일제의 수탈과 패망으로 완전히 무너진 상태였다. 거리에는 실업자가 넘쳐났고 굶는 사람들 천지였다. 인플레이션으로 돈조차 제 구실을 못하던 시절이었다. 이런 때 '증권구락부'라는 모임을 만든 이가 있다. 이 증권구락부는 2년 후 대한민국 최초 증권사의 모태가 된다.

국내 1호 증권사인 대한증권(현 교보증권)의 초대 대표이사를 지낸 故 송대순은 일제 강점기 일본에서 증권업을 배웠다. 그는 한국사회가 안정되고 경제가 발전하려면 증권시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당장 돈이 돌기 어려운 경제상황이지만 돈 굴리고 싶어 하는 사람은 어디에나 있기 마련. 이들의 투자가 돈을 낳고 이 돈이 어딘가로 또다시 투자되는 선순환이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증권구락부를 만들기로 결심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조준호ㆍ김광준 등 일제 강점기 때 증권업에 몸담았던 40여명이 증권구락부의 초대 멤버가 됐다. 증권구락부 초대 이사장으로 모임을 이끌던 송대순은 건국 후 또 다른 도전에 착수한다. 1949년 11월 대한민국 1호 증권사인 대한증권주식회사(대한증권)를 설립했다.

[머니몬스터]증권사 면허 1호 송대순을 아시나요



하지만 사회 혼란을 틈타 사기꾼이 들끓던 시절이라 증권사 설립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정부에서 합법적으로 도박을 장려하는 게 아니냐'는 손가락질도 받았다.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증권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터라 '증권=도박'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던 탓이다.


숱한 비판에도 송대순은 증권사 설립을 밀어붙였다. 그리고 마침내 국내 증권업 면허 1호를 취득하는 데 성공한다. 한 번 마음먹은 일은 끝장을 보고야 마는 그의 '뚝심'이 빚어낸 성과였다.


설립 초기 대한증권은 주로 경성방직과 조선무진, 조선철도, 조선생명보험, 조선면사, 동아일보 등 6개 회사의 현물을 거래해 돈을 벌었다. 해방 이후 정부가 농지개혁법 시행령을 공포하면서 지가증권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기 시작했던 시기였다. 지가증권은 농지를 내놓은 지주에게 당시 정부가 현물이나 현금 대신 증권으로 보상을 실시하기 위해 정부가 발행한 증권이었다.


현물 거래와 지가증권 거래로 회사 초석을 닦는 와중에 한국전쟁이 터졌다. 고객들이 난리를 피해 피란민이 되면서 고객 수가 쪼그라들었다. 현물을 거래하고 싶어도 팔 사람이 없었다. 한국전쟁은 송 대표에게 위기이자 기회였다. 당시 증권구락부 모임 멤버들에게만 팔았던 지가증권을 일반인들 대상으로 영업을 확대한 게 이때였기 때문이다.


1ㆍ4 후퇴 이후 부산 광복동은 피난민의 재화 교역장으로 북새통을 이뤘는데 각종 생활용품과 지가증권이 여기서 많이 거래됐다. 또 그는 발품을 팔면서 일반가정에서 지가증권을 사들였다. 전쟁 통에 회사를 보존하려고 애썼지만 결국 전쟁 탓에 일시적으로 영업을 중지하는 사태가 빚어지자 그는 손 놓고 기다리기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고객 유치에 나서기도 했다. 신문에 '유가증권 매매 업무에 대하여'라는 내용의 광고를 게재한 것이다.


이런 영업활동은 호실적으로 나타났다. 대한증권은 1955년 6월10일까지 지가증권을 49억2192만원어치를 팔았다. 1960년 한국 국민 소득이 1인당 100달러를 밑돌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증권을 팔아 거의 300배 가까운 돈을 번 것이다. 당시 업계의 총 누적금액은 78억7790만원인데 이 중 대한증권이 62.4%에 달하는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


지가증권으로 전쟁 통 속 현장영업을 이어나간 송 대표는 지가증권과 함께 '건국국채'가 뜨자 곧바로 건국국채로 눈을 돌렸다. 건국국채는 지금으로 따지면 채권. 정부 보증으로 돈을 떼일 우려가 없다는 이점 때문에 건국국채는 당시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이 때문에 1963년 제17회까지 정부가 발행한 건국국채의 총 발행액수는 99억5000만원에 육박할 정도였다.


국채부문에서도 대한증권은 선두로 치고 나갔다. 8억7531만원의 실적을 기록하면서 총 거래금액(18억4191만원) 중 47.5%를 차지했다. 주식부문에서는 9억250만원의 거래실적을 올려 업계 총 거래금액(10억1307만원) 중 89%를 대한증권이 거래하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그렇다고 돈 벌기에만 급급한 인물이 아니었다. '혼자만 잘 살면 무슨 재민겨'를 일찌감치 깨달은 그는 증권사 설립에서 더 나아가 한국자본시장 토대를 닦는 작업에 착수한다. 대한증권업협회(현 금융투자협회)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지금도 금투협 로비에는 그의 흉상이 있다.


1953년 10월16일 송대순을 비롯한 5개 증권회사 대표들이 대한증권 사옥 2층에 모여 창립발기인 대회를 열었다. 초대 협회장도 그의 몫이었다. 1956년 증권거래소 설립에도 앞장서 초대 멤버가 됐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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