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연내에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그동안 과거사 문제로 꼬인 3국관계가 다시 정상궤도에 오를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한중정상회담과 특별오찬을 열고 "올해 10월말이나 11월초를 포함한 상호 편리한 시기에 한국에서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회담 결과를 발표했다. 양 정상이 한중일 3국 협력체제가 동북아 지역의 평화·안정·번영을 위한 중요한 협력의 틀로서 계속 유지·발전돼 나가가야 한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그간 3국 정상회의에 소극적이었던 시 주석이 전향적으로 태도를 바꾼 것이어서 연내 개최가 기정사실화됐다. 지난 3월 서울에서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회담에서도 연내 3국 정상회담 개최에는 합의했으나 '각자 편한 가장 빠른 시기'로만 잡혔을 뿐 구체적인 진전이 없었다.
시 주석은 이날 한중일 3국 정상회의 의장인 박 대통령에게 3국 협력 정상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온 것에 대해서도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한미일 3각 공조를 공고히 하려는 박 대통령의 입장에서 한일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3국 정상회의는 지난 1999년 필리핀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처음 열린 후 2008년부터는 한중일 3국을 돌며 5차례 열렸다. 그러나 일본의 역사왜곡과 중일간 영토 마찰로 2012년 5월 베이징 회의 이후 중단됐다.
일본은 한중일정상회담 시기가 거론된 것에 대해 기대감을 표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NHK와의 인터뷰에서 한중 정상의 합의 내용을 사전 통지받았으나 일본이 회담의 구체적 시기에 대해 합의하지는 않았다면서도 "긍정적인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3국 정상회담 실현을 위한 조율이 진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3국 회담 때 박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회담을 처음으로 성사시켜 한일관계를 개선하고자 한다고 보도했다.
미국도 한중일 3국 정상회의 개최 합의 등 한중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미국 국무부는 "우리는 역내 국가들의 좋은 관계가 평화와 안정을 촉진한다고 믿는다"며 "이는 양국의 이해는 물론 미국의 이익과도 부합한다"고 밝혔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태평양전쟁 종전 70주년 기념일을 맞아 미일 관계를 "화해의 힘을 보여주는 모델"이라고 평가하며 전후 동맹관계로 바뀐 일본을 적극적으로 포용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양국의 동반자 관계는 오늘날 우리의 공통된 이해와 능력, 가치를 정확히 반영하고 있으며, 앞으로 수십년간 계속 깊어질 것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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