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26일 정부의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조치로 현대차와 기아차 등 완성차업계의 내수판매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정부와 자동차업계의 분석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인하 기간 최소 두 자릿수 이상의 판매신장이 예상되고 있다.
기획재정부 문창용 세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2008년부터 2009년까지 탄력세율과 함께 노후차에 대해 지방세까지해서 70% 감면을 해줬는데 월 판매량이 35.6% 증가했다"면서 "탄력세율만 적용한 2012년에는 직전보다 판매량이 14.4%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2년 9월 정부가 자동차 등의 개별소비세를 인하한 이후 자동차 내수는 반등에 성공했다. 2012년 내수판매는 국내 경기 부진 속에서 고유가, 가계부채 부담 증가 등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해 전년대비 2.4%가 감소한 154만1715대를 기록하며 2008년 이후 4년만에 감소세를 나타냈다.
1~3분기까지 전년동기비 감소세를 보였으나 4분기는 한시적으로 시행(9.11~12.31일)된 개별소비세 인하와 업체의 추가 할인 등 마케팅 강화 효과로 인해 42만6208대가 팔렸다. 전년동기대비로는 8.4%증가한 수치다. 이는 2010년 4분기 이후 분기별 최대치였다. 월별 증감율에서도 6월부터 9월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가 10월(5.1%), 11월(13.9%), 12월(6.5%) 등 석달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특히 12월 내수판매는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전 지원혜택을 누리려는 차량구매 예상 고객들의 수요 증가와 인기차종의 신차효과로 인해 6.5%가 증가한 14만6991대를 기록하며 2009년 12월 이후 36개월만에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2009년 12월의 경우 한시적으로 실시한 노후차 교체 세제지원('09.5~12월) 종료 전 잠정 고객들의 수요가 집중되면서 16만3245대의 높은 판매를 기록했다.
현대차도 2012년 10월 내수는 전년대비 4.4%증가한 만1486대, 11월에는 12.6% 증가한 6만1608대를 판매했다. 12월에도 국내판매는 전년동월대비 7.9%증가한 6만3106대를 판매했다.
자동차업계는 최근 신흥시장 성장둔화, 환율변동에 따른 경쟁력 약화 등으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정부의 탄력세율 적용을 통한 개별소비세 인하는 자동차 내수판매에 큰 도움을 주는 적절한 조치로 환영하고 있다.
최근 내수는 RV의 강세가 여전하지만 세단, 경차 등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7월까지 누적으로 차종별 판매를 전년 동기와 비교해 보면 쏘나타가 5만8694대로 9.5%, 모닝이 4만9987대로 7.0% 감소했다. 그랜저는 4만8633대로 8.3%, 아반떼는 4만6622대로 3.2% 줄어드는 등 현대·기아차 대표 승용차 모델들을 포함한 전 승용차 모델이 판매가 줄줄이 감소했다.
특히 현대차의 i30는 이 기간 2106대만 팔려 전년 동기 대비 55.8%나 감소하는 등 국내 판매 차종 중 가장 큰 감소세를 보였다. 쌍용차의 유일한 승용차 모델인 체어맨도 이 기간 719대가 판매돼 전년 동기 대비 52.3% 줄었다.
이에 견줘 기아차 쏘렌토는 7월까지 4만5198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280.8%가 증가한 데 이어 카니발 역시 3만9821대로 92.7%가 늘었다. 올해 상반기 새롭게 출시된 현대차 투싼 또한 3만4424대로 32.6% 증가했다.
자동차업계는 정부의 내수활성화 정책에 적극 부응하기 위해 차종별 할인판매, 무이자 할부판매 확대 등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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