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카스피해를 접해 러시아, 이란, 터키, 조지아 및 아르메니아와 붙어있는 '아제르바이잔'. '아제르'는 불을, '바이잔'은 나라를 의미한다. 즉 '불의 나라'다. 경주에서 열린 '실크로드 경주 2015'를 맞아 총 10개 국이 참여하는 '국가의 날' 첫 테이프를 아제르바이잔이 끊었다.
개막 이튿날인 22일 오후 경주엑스포 공원 내 백결공연장에서 ‘아제르바이잔의 날’ 행사가 열렸다. 아제르바이잔 ‘영광’ 훈장을 받은 아파그 말리코바가 예술감독을 맡아 진행된 공연에서 국가 무용 앙상블과 국가 고대 악기 앙상블 등 국가를 대표하는 가수, 연주자, 무용단 등 총 출연해 19개의 악기공연, 민속무용, 민속노래 등을 펼쳤다. 공연단은 오는 25일까지 백결공연장에서 공연을 진행한다.
이 중 ‘위제이르 하지베오프’ 오페라 중 ‘듀엣’ 공연에선 아제르바이잔 최초의 오페라로 공훈 예술가 ‘아나르 슈살르’의 아름다운 음성이 울려 퍼졌다. 이 노래는 연인들이 첫 만남에서 사랑을 느끼는 감정을 표현했다. 여기에 남녀 출연자의 아름다운 몸동작도 더해졌다.
아제르바이잔 국가 무용 앙상블은 1970년에 조직됐으며, 미국, 중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 전 세계를 돌며 공연 중이다. 국가 고대 악기 앙상블은 음악가 13명으로 이뤄져 있으며 아제르바이잔 공훈예술가 무니스 셰리포브가 총감독을 맡았다.
이번 행사에는 아시아 다양한 나라의 먹거리들을 구경하고 맛볼 수 있다. '그랜드 바자르'라는 이름의 축제로, 터키, 아제르바이잔, 태국, 베트남, 키르키즈스탄 등 19개 나라의 대표 먹거리가 판을 벌였고, 이란 은공예품에서부터 중국 장식 유리병, 터키 세라믹 공예품 등을 볼 수 있다.
주제관에선 찬란한 황금문화 도시였던 경주를 출발해 초원길·사막길·바닷길을 통과하며 실크로드의 신비를 경험한다. 실크로드를 대표하는 유물 사진과 대표 유물인 황금보검 실물도 전시해 뒀다. 공간을 사막협곡 이미지를 모형으로 재현하고 건축양식 모형, 낙타 조형물 등을 흥미로운 표현 기법으로 시각화했다. 석굴암 HMD 트래블 체험관에선 360도로 석굴암 내부를 볼 수 있으며, 마치 진짜 돌을 만지는 것 같은 질감을 느껴볼 수 있다.
전날인 21일엔 1300여년전 새로운 이상을 찾아 길을 떠난 혜초 스님의 구도 여행을 모티브로 개막공연이 열렸다. '하나의 길, 하나의 꿈'을 주제로, 혜초역을 맡은 뮤지컬 배우 남경주의 열정적인 무대와 실크로드의 꿈과 이상을 노래로 표현한 가수 바다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또한 육군본부취타대와 터키 메흐테르 군악대가 서로 아리랑과 터키 민요 우스크다라를 서로 바꾸어 연주했다. 이번 공연의 주제는 모든 대립과 다툼을 조화로서 극복해 하나의 세계로 지향하고자 하였던 천년 신라의 이념적 뿌리, 원효대사의 '화쟁'(和諍) 정신과 닿아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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