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세탁기는 기계다. (새로운) 기술이 없다면 제품화하지 않는다. 그게 우리 방식이다"
전시문 LG전자 세탁기사업부장(전무)은 지난 21일 경남 창원사업장에서 '트롬 트윈워시'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LG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트롬 트윈워시는 드럼세탁기와 통돌이 세탁기를 결합해 동시 분리세탁이 가능한 프리미엄 제품으로, 글로벌 세탁기 시장에서 8년 연속 1위를 수성해 온 LG전자의 기술력이 집약된 제품이다.
전 전무는 이날 "트롬 트윈워시가 (LG전자 프리미엄 세탁기 판매량의) 10%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곧 성수기라서 예약판매를 받고 있는데, 21kg 용량의 판매 비율을 보면 기존 제품보다 3배 이상 가파르게 판매량이 늘고 있어 기회가 온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LG전자는 트롬 트윈워시에 대한 연구개발을 2007년부터 시작했다. 이 기간 동안 약 150여명의 인력이 투입됐다. 분리세탁을 동시에 실행시켜 세탁시간과 소비전력을 줄이고자 하는 소비자의 요구를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기까지 무려 8년의 시간이 걸린 셈이다. 김영수 LG전자 어플라이언스연구소 상무는 "트롬 트윈워시를 기획한 건 8년 전이지만 출시 시점은 당시보다 지금이 더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분리세탁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는 용량 부족에 따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은 빨래를 큰 세탁기에 넣고 여러번 해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이어 "(드럼과 통돌이) 두 개의 세탁기를 동시에 돌아갈 때 진동을 최소화시키는 것이 가장 어려운 과제 중 하나였다"며 "이 문제를 해결한 LG전자만의 진동 시스템이 가장 큰 가치"라고 강조했다. 트롬 트윈워시의 아랫부분에 위치한 '미니워시'는 탈수할 때 좌우로 흔들리게 되는 통돌이 세탁기인데, LG전자는 진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동차에 쓰이는 서스펜션(suspension) 기술을 적용했다. 아울러 기존 다이렉트드라이브(Direct Drive, DD)모터의 크기를 약 40% 줄인 슬림DD모터를 개발해 미니워시에 적용했다.
LG전자는 국내 시장에 이어 올 하반기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트롬 트윈워시를 출시해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전시문 전무는 "오는 11월에 있을 블랙프라이데이(미국의 연말 할인행사)에 대비해 많은 물량을 북미에 실어 나르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 등 큰 시장에 이어 아시아나 유럽에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미국 시장에서도 전체 세탁기 매출액의 10% 이상을 트롬 트윈워시가 차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 드럼세탁기 시장은 전체 수요 중 9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세탁기 비중이 30%에 이른다. LG전자는 미국 시장에서 드럼세탁기 매출액 가운데 절반 이상을 프리미엄 제품으로 올리고 있다.
중국 드럼세탁기 시장에서도 LG전자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 이상 늘었다. 올해 하반기에도 트롬 트윈워시를 앞세워 중국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전 전무는 "트롬 트윈워시로 글로벌 세탁기 시장에 프리미엄 브랜드를 강화하고 세계 1위 입지를 굳건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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