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최근 정치인들이 '정치생명' '목숨'까지 걸면서 호소하는 상황이 잦아져 관심을 모은다. 그만큼 정치인들이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부인하거나 결백을 주장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0일 일각에서 제기된 '오픈프라이머리 후퇴론'에 대해 부인하며 "정치생명을 걸고 오픈프라이머리를 관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 취임 때부터 오픈프라이머리(국민공천제)를 추진해온 김 대표는 "오픈프라이머리를 자꾸 흔들려는 세력들이 말을 만들어내는 모양"이라며 "이것이 우리 정치개혁의 결정판"이라고 못박았다.
김태원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아들의 취업 청탁 의혹을 부정하기 위해 정치생명을 걸었다. 김 의원은 지난 18일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조금이라도 책임질 일이 있으면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말했다. 아들의 법무공단 취업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그런 부분은 전혀 없었다"며 "정보공개 요청을 해놨으니까 그 결과가 나오면 분명하게 밝혀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사퇴 입장을 밝히면서 "정치생명을 걸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고 그동안 자진사퇴를 거부했던 배경을 설명했다.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은 지난달 국정원 해킹프로그램 구매·운용 관련 의혹에 대해 국회 정보위에서 결백을 밝히며 "직을 걸고 불법한 사실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는 지난 4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2013년 재선거 당시 현금 30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자 '정치생명'보다 더한 '목숨'을 내놓겠다고 해서 논란이 됐다.
이 전 총리는 당시 대정부질문에서 "만약 이완구가 망인 (성완종 전 회장)으로부터 돈 받은 증거가 나온다면 제 목숨이라도 내놓겠습니다" "고인이 저에게 준 육하원칙에 의해서 증거가 나오면 제 목숨과도 바꾸겠습니다" 등의 발언을 했다.
한편 이 총리의 '목숨' 발언에 대해 야당에선 "검찰에게 더 이상 돈 받은 증거를 찾지 말라는 협박에 불과한 것 아닌가, 그리고 더 이상 야당국회의원들 나에게 이와 관련해 질의하지 말라는 협박아닌가"라며 자진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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