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20분·판교역 역세권 등 지리적 강점으로 2020년 매출 1兆
판교점 전략적 MD로 식품관 내세워
국내 최대규모 '현대식품관' 비롯해 '이탈리', 섹스앤시티 '컵케익' 등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수도권 최대 규모로 들어서는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2020년 매출 목표 1조원을 제시했다. 경부고속도로·서울외곽순환도로 등과 인접한데다 신분당선 판교역세권 내 위치한다는 지리적 강점, 차별화된 MD 등을 바탕으로 수도권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잡겠다는 각오다.
20일 오전 10시께 방문한 현대백화점 판교점. 버스가 '판교'라고 쓰인 교통안내판과 마주하자마자 오른편 거대한 건축물이 눈을 사로잡았다. 현대백화점은 영업면적이 9만2578㎡에 달하는 수도권 최대 백화점이다. 현재 수도권에서 가장 큰 롯데 본점(7만㎡) 보다 영업면적이 25% 크고, 분당 상권에 있는 AK 분당점(3만6478㎡)과 롯데 분당점(3만㎡)에 비해서는 각각 2.4배와 3배 가량 크다.
"화이팅!" 1층에 들어서자마자 이날 프리오픈을 앞두고 직원들이 간단히 체조와 모닝 미팅 등을 하며 외치는 기합소리가 들렸다. 즐겁게 웃으며 수다 떠는 모습에서 개점을 앞둔 기대감이 느껴졌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그랜드 오픈일은 21일이지만 이날 11시부터 프리오픈을 한다. 백화점인데도 몰(Mall)처럼 시야가 뻥 뚫려 거대한 규모가 실감났다.
쌍방향 에스컬레이터 4대 중 한 대를 이용해 지하 1층으로 내려가자 큼직하게 들어선 식품관이 눈에 들어왔다. 판교점에 국내 1호점을 오픈한다는 소식이 미리 퍼지면서 요리애호가들의 애를 태웠던 이탈리아 프리미엄 식자재 브랜드 '이탈리(EATALY)'가 정면에 위치했다. 공간을 넓게 활용해 진열된 식품들의 알록달록한 포장이 이색적이었다. 이탈리 매장 왼편으로 돌자 화장품 매장을 거쳐 현대백화점의 또다른 야심작, 식당가가 나타났다.
미국드라마 '섹스앤시티' 속 주인공들이 즐겼던 컵케익으로 잘 알려진 '매그놀리아'와 뉴욕 브런치 카페 '사라베스 키친', 그리고 덴마크의 대표 음료 체인점 '조앤더주스'의 국내 첫 매장이 차례로 눈에 들어왔다.
기존 유명한 백화점 디저트인 '몽슈슈 도지마롤 케이크'의 카페 형태인 '살롱 드 몽슈슈'를 비롯해 지역 맛집인 '연화방', '마스터키친', 대구 명물 베이커리 '삼송빵집'등이 문을 열었고 국내 최대 규모 식품관인 '현대식품관'도 들어섰다.
이밖에 루이비통, 구찌, 프라다, 페라가모, 까르띠에 등 총 83개 해외명품 브랜드를 포함해 총 900여개(식품포함) 브랜드가 판교점을 가득 채운다. 보테가베네타, 생로랑, 멀버리, 발리 등 46개 해외명품 브랜드는 경기 남부상권에 처음이고, 프랑스 의류·잡화 브랜드 '이치아더'와 프랑스 컨템포러리 캐주얼 '로프트 디자인 바이', 이태리 여성복 브랜드 '울트라시크'·'컬렉션프리베', 세계 3대 침대 브랜드 '사보이어(영국)' 등 37개 브랜드는 국내 최초다.
김영태 현대백화점 사장은 "판교점은 수도권 최대 영업면적과 뛰어난 접근성, 국내 최대 식품관, 인지도 높은 브랜드 900여개 등을 바탕으로 분당·용인지역은 물론, 서울 강남권과 경기 남부권을 커버하는 광역형 백화점으로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개점 첫 해인 2016년 매출은 8000억원, 2017년은 8800억원, 2020년은 1조 매출을 목표하고 있다. 올해 남은 4개월 목표는 개점효과를 고려해 3000억원으로 잡았다.
인근 AK플라자 분당점의 연 매출이 6000억원인 것을 고려할 때 높은 목표치다. 분당 상권만을 염두에 두지 않고 강남, 경기 남부권까지 고려했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김 사장은 "대(大)상권 중심으로 소비자들이 움직이는데 판교점은 강남권에서 승용차로 20분이면 온다"며 "식품관 이탈리나 매그놀리아, 조앤드조스 등 강남에 없는 브랜드들이 있고 회전목마나 영화관 등 가족집객 시설도 있어 나들이객들이 많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대백화점 내 주차가능 수 2254대, 옆 공영주차장에 500~600대가 주차가능한데다 판교역 자체 공영주차장도 있어 외부 고객이 많이 와도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광역백화점을 표방하곤 있지만 판교점이 기존 무역센터점이나 부천 중동점 등과 고객이 겹칠 확률은 낮다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판교에 백화점들이 들어서기 전에는 무역센터점 내 분당주민 비중이 12%였는데 지금은 이미 3%까지 떨어진 상태"라며 "고객 흐름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백화점 15호점, 판교점에서 가장 힘을 준 부분은 지하 1층 식품관이다. 식품관을 전략 MD로 육성해 판교점 전체 경쟁력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김 사장은 "3년 전부터 일본백화점에서 식품부문 구성비가 의류보다 높아진 것을 볼때 백화점에서 식품 비중은 날로 커질 것"이라며 "이탈리나 매그놀리아, 조앤더주스 등은 앞으로 신규 프로젝트 할 때 입점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에 론칭한 국내 최대규모 식품관, 현대식품관의 경우 파리 봉마르쉐 백화점 식품관을 리뉴얼한 스위스 회사 '인터스토어'가 디자인에 참여해 동선이 기존 백화점들과 달리 라운드형이다. 고객들의 매장 체류시간을 좀 더 늘려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 사장은 "판교점이 인테리어나 공간활용 측면에서 기존 백화점과 다른 새로운 백화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분당·판교 지역은 소득수준이 강남권의 92%이고 생활습관이나 트렌드도 강남권과 유사하게 움직이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현대백화점 강남권 운영노하우를 접목해 고객을 유치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백화점 판교점 오픈에 맞춰 기존 터줏대감인 AK플라자 분당점도 리뉴얼을 마쳤다. AK플라자는 분당지역 만남의 명소인 1층 광장을 '가까이 다가온 유럽'을 콘셉트로 '피아짜 360(Piazza360)'으로 새롭게 꾸미는 한편, 프리미엄 패션편집숍인 쿤(KOON)을 단일 편집숍 최대 규모로 입점시켰다. 각 층별로도 '온리(Only) AK' MD를 강화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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