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절반' 여성 성욕구 끌어올린 획기적 치료제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여성용 비아그라'로 불리는 여성 성욕저하장애(HSDD) 치료제 플리반세린(flibanserin)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 승인을 받았다. 1998년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 출시 이후 17년만의 일이다.
이날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 제약회사 스프라우트가 2010년 개발한 플리반세린의 작용 원리는 호르몬 분비 조절로 여성의 성욕구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혈관 확장으로 성기능을 개선하는 비아그라와 다른 원리다.
다시 말해 성충동 호르몬인 도파민ㆍ노르에피네프린 분비는 늘리고 성욕을 감퇴시키는 세로토닌 분비는 줄이는 것이다.
스프라우트는 플리반세린을 '애디(Addyi)'라는 브랜드명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처방 대상은 폐경 전 성욕 감퇴로 고통 받는 여성이다. 하루 1회 복용으로 충분하다. 약 값은 한 달 비아그라 복용가와 비슷한 350~400달러(약 41만3700~47만2800원)다.
미국의 경우 폐경 전 성욕 감퇴로 고통 받는 여성이 550만~86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FDA는 플리반세린 판매 승인을 두 차례 거부한 바 있다. 현기증, 피로감, 극심한 불면증 같은 부작용 때문이다. 플리반세린은 알코올이나 피임약과 같이 복용할 경우 부작용이 극심해질 수 있다.
그러나 지난 6월 자문위원단의 조건부 승인 권고로 FDA는 결국 승인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서 조건이란 제약사가 부작용을 최소화한다는 것이다. 거듭된 승인 거부에 여성 단체들이 "여성의 성적 자유를 침해한다"며 반발한 것도 영향을 미친 듯하다.
플리반세린 출시로 그동안 금기시됐던 여성의 HSDD 문제가 활발히 논의될 듯하다. 남성은 비아그라로 성기능 장애를 치료할 수 있게 됐지만 여성은 같은 문제가 생겨도 치료가 쉽지 않았다.
스프라우트의 신디 화이트헤드 최고경영자(CEO)는 "플리반세린이라는 돌파구가 여성 HSDD 치료의 문을 활짝 열어젖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피력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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