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삼성디스플레이 각각 3조원 이상 투자 계획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중국의 추격에 대응하기 위해 하반기 투자 규모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중국 업체들이 LCD에선 10.5세대 투자를 늘리며 규모 확대에 나서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서도 플렉서블 등 국내 업체들이 독점하고 있는 시장에 진입하는 등 움직임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17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경기 파주의 P9 생산라인에 TV용 대형 OLED 패널 생산라인을 증설한다. 경북 구미에는 중소형 플렉서블 OLED 라인인 E5를 신설한다.
올해 파주에 약 2조원, 구미에는 약 1조500억원이 추가 투자된다. 2017~2018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중인 2개 생산라인에 투입되는 총 투자 금액은 10조원에 달한다. 해마다 3조원 이상을 꾸준히 투자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선제 투자를 통해 대형 OLED 시장 선점에 나서고 중소형 플렉서블 시장서도 세를 늘릴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는 대형 OLED 패널에 대한 투자를 여전히 미루고 있지만 중소형 OLED에 대한 투자는 꾸준히 늘리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경기도 기흥에 위치한 중소형 OLED 생산라인 A3 증설과 중국 쑤저우의 8세대 LCD 생산라인에 3조9000억원을 투자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A3에 1조6000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베트남에선 OLED 모듈에 투자중이다. 당초 1조원 정도를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2조3000억원으로 투자 규모를 늘렸다. 하반기에는 3조원 이상의 추가 투자가 단행될 예정이다. 중국에선 10세대 LCD 생산라인에 대한 투자도 검토중이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의 이같은 움직임은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가 뒤를 바짝 쫓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최근 일제히 8세대 LCD 생산라인 가동에 들어갔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는 올해 연말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에 10.5세대 LCD 생산라인을 착공한다.
세대가 높아질수록 대형 LCD 패널 생산 비용이 줄어드는 만큼 자칫하면 LCD 시장의 주도권을 중국에 빼앗길 수 있는 상황이다.
OLED 시장서도 중국 업체들의 약진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에버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패널 양산을 시작했다. 다른 중국 업체들도 연이어 국내 OLED 장비업체들을 만나며 투자를 미끼로 합작사 설립, 장비 공급, 기술 이전 등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OLED 시장서도 중국의 추격은 계속될 전망이다.
아직 OLED 투자 계획이 없는 중국 업체들도 OLED의 전 공정 단계로 여겨지는 저온폴리실리콘(LTPS) 투자를 늘리고 있다. 하반기 BOE, 티안마, 대만의 AUO 등이 LTPS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LTPS는 프리미엄급 LCD를 생산하는 기술로 OLED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이 향후 OLED 시장을 염두에 두고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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