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산업수학 문제헌터' 발대식 개최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 故 스티브잡스가 루카스의 회사를 인수해 재창업한 픽사. 컴퓨터 영상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잡스는 애니메이션을 대상으로 하나의 실험에 나선다. 애니메이션을 꼭 '그림을 그려야만 하는 것인지'라는 의구심에 빠졌다. 수학을 이용해 이미지 표현법을 연구해 이를 애니메이션에 적용했다. 100% 컴퓨터 그랙픽으로 제작된 첫 번째 애니메이션인 '토이스토리(Toy Story)는 이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고 히트를 쳤다. 할리우드에서 수많은 수학자들이 일하게 된 배경이다.
산업 현장의 여러 가지 문제를 수학으로 해결하는 프로젝트가 우리나라에서 시작된다. 21개 대학 약 100명의 전문가 교수들이 '문제헌터'가 돼 기업이 직면한 문제 중 수학으로 해결 가능한 과제를 찾아 해결해 주는 프로젝트이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는 '산업수학 문제헌터' 발대식을 17일 10시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개최했다.
2000년대 들어 산업이 고도화된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수학이 산업의 난제 해결과 혁신적 상품 개발의 핵심적 요소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산업 수학 분야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서울의 야간 버스 노선을 정하기 위해 KT와 서울시가 협력해 만든 시스템도 산업 수학의 한 분야이다. 서울시와 KT는 서울 시민의 야간 이동데이터에 대한 빅데이터(big data) 분석을 적용해 최적의 노선을 도출해 냈다.
이처럼 산업 수학(Industrial Mathematics)이란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들 중 수학으로 해결 가능한 것들에 주목하는 분야이다. 문제의 성격과 필요에 따라 순수수학을 포함한 수학의 전 영역을 활용하기 때문에 전통적인 응용수학(Applied Mathematics)과 구분된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문제헌터'들은 금융, 의료, 정보·보안, 농림·수산 분야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약 34개)들과 산업 난제 해결과 유망상품 개발을 위해 협업할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산업계와 수학계 협력을 통해 작더라도 의미있는 성공사례를 만들어 '수학이 산업에 도움이 된다'는 공감대를 확산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위해 올해 7월부터 내년까지 21개 대학에 27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석준 미래부 차관은 "우리 사회와 산업 현장의 많은 문제들 중 수학을 이용해 해결 할 수 있는 것이 놀라울 정도로 많고 수학 자체가 황금알을 낳는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산업 수학 육성은 미래 먹거리와 경쟁력 확보는 물론 수학 대중화에도 기여하는 윈윈(win-win)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박형주 포항공대 수학과 교수(대한수학회 부회장)는 "수학 공교육 강화를 지원하기위해 수학의 역사와 활용을 중심으로 문화 강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수학 부교재를 발간할 예정"이라며 "첨단 IT와 융합된 수학체험을 위한 수학 문화관 운영을 통해 수학과 과학 대중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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