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원칙대로 하는 것이 야당의 길"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박기춘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13일 본회의에 가결된 데 대해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형평에 어긋나고 처사가 과해도, 우리만큼은 원칙대로 하는 것이 야당의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이날 체포동의안 가결 직후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국민은 야당 국회의원에 더 높은 도덕성을 요구한다"며 "어찌 보면 그게 우리 당이 새누리당과 달라야 하는 중요 차별점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 대표는 "괴로운 일이었다"며 "당 대표이자 동료 의원으로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착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이어 그는 "사실 당내에선 동정론도 있었고, 비리의혹 여당 의원들 처리와 비교했을 때 구속은 과한 처사라는 비판 의견도 많았던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문 대표는 "하지만 우리 당 의원들은 개인적 온정보다는 원칙을 택했다"며 "한편으론 다행스런 일이지만 인간적으론 고통스런 선택이었다"고 말하고 박 의원에게 미안함을 표했다.

또 문 대표는 "온정과 원칙이 충돌하면 괴롭다"며 "하지만 이 일을 계기로 우리의 윤리 수준과 도덕 수준을 한층 더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고통 없는 혁신, 우리를 내려놓지 않거나 버리지 않는 혁신은 국민이 원하는 혁신이 아니다"라며 "오늘의 힘든 결정이 혁신 대장정의 고통스런 첫 발일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박 의원 스스로 인정한 허물에 대해 당 대표로서 국민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오늘은 소주 한 잔 해야 잠을 청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적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