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지배구조상 취약성을 드러낸 롯데그룹이 상장 계열사의 기업설명회(IR)를 잇따라 개최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상장 추진 발표와 함께 IR을 통해 주주와의 소통을 강화해 기업 경영상 투명성 확보 노력을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지난 11일 강남과 여의도에서 국내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NDR(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IR)을 개최했다.
롯데제과가 국내에서 IR을 진행한 것은 2년여만이다. 특히 국내 기관 투자자만을 대상으로 별도의 IR을 진행한 적은 거의 없어 금투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도 이날 국내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NDR을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경영권 분쟁 후 이어지는 롯데그룹 상장 계열사의 IR 개최를 주목한다. 그동안의 관행을 깨고 국내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IR에 나섰다는 점에서 시장 친화적인 입장 변화가 예상밖이라는 반응이다. 특히 롯데제과는 롯데쇼핑 지분 7.86%를 보유했으며 롯데쇼핑을 통해 롯데칠성, 대홍기획, 롯데알미늄 등 계열사를 지배하는 상장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어 업계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전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호텔롯데 상장과 함께 순환출자 80% 이상 해소 계획 등 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밝힌 후 롯데제과 등 상장 계열사 주가가 치솟은 것도 이 같은 기대를 반영했다. 전일 롯데쇼핑은 9.29%, 롯데제과는 9.27% 롯데칠성은 2.24%의 상승했다.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되는 데 따른 롯데그룹의 경영권 공백과 기업 가치 훼손 가능성 우려도 일정 부분 해소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한 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유통주식수 적고 시장과의 소통도 거의 없어 베일에 가려져 있던 롯데제과가 NDR을 진행한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있는 변화"라며 "최근 경영권 분쟁 후 지주사 상장 추진과 함께 상장사의 경영, 상태, 전략과 비전을 공개하는 등 롯데그룹이 주주 친화적인 입장으로 바뀌었다는 측면에서 시장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