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충격 계속..기재부 "경기부양 노력 강화"(종합)

"美 기준금리 인상 영향은 제한적일 것"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기획재정부는 11일 현 경제상황에 대해 아직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재부는 이날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생산, 투자가 회복세이나 메르스로 인해 소비, 서비스업, 고용이 부진하고 물가 상승률도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분기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0.3% 감소했다. 작년 동기 대비로는 1.6% 늘었다.

6월 소매판매는 가전제품 등 내구재와 의복 등 준내구재, 화장품 등 비내구재 판매 감소로 전달보다 3.7% 줄었다.

기재부는 7월 소매판매에 대해 메르스 영향으로 전월 크게 감소했던 백화점 매출, 신용카드 국내승인액 등이 회복세에 있다고 전했다.

7월 백화점 매출액과 신용카드 국내승인액은 작년 동월 대비 각각 0.9%, 14.5% 늘었다. 신용카드 국내승인액은 4대연금을 카드로 납부하는 규모가 늘어난 영향이 있지만, 7월에는 증가폭이 더욱 커졌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할인점 매출액은 6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줄었다. 작년보다 1.9% 줄어 6월(-10.2%)에 비해 감소폭이 작아졌다.

7월 국산승용차 내수판매량은 작년보다 3.6% 증가했고, 휘발유·경유 판매량은 2.9% 감소했다.

올 2분기 설비투자는 전기 대비 0.4% 증가했고 건설투자도 전기보다 1.7% 늘었다.

7월 주택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전달보다 각각 0.3% 올랐다.

세계 경제에 대해선 주요국의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선진국 중심으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기재부는 전했다. 신흥국 금융시장의 경우 연내 있을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흔들릴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다.

김병환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 단기외채 비중 감소 등을 나타내고 있어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린다고 해도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갈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며 "다만 국제 금융시장에 예측 못했던 상황이 발생하면 변동성이 커지는 부분이 있으므로 긴장하며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는 고용시장 개선, 항만 파업 종료 등에 따른 수출 확대로 2분기에 2.3% 성장했다. 전분기 성장률 0.6%에 비해 개선된 수치다.

유로존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정책과 유로화 약세에 힘입어 회복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지만 그리스 채무협상 등 하방 요인도 상존하고 있다고 기재부는 진단했다.

기재부는 "메르스 충격을 조속히 극복할 수 있도록 추가경정예산 등 재정보강 조기집행, 관광 활성화, 소비심리 개선 등 정책 노력을 강화하고 4대 구조개혁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대내외 경제동향과 시장상황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상황별 비상 대응조치를 점검·조율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