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연 "무인기 개발에 속도내겠다"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고고도 태양광 무인기가 14㎞의 성층권 비행 시험에 성공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대기가 희박한 고(高)고도에서 태양 에너지만으로 비행이 가능한 고고도 태양광 무인기(Electrical Aerial Vehicle, EAV-3)를 개발해 고도 14㎞ 성층권 비행에 성공했다고 11일 발표했다. 항우연은 전남 고흥 항공센터에서 EAV-3 비행 시험을 실시해 왔다. 최근 EAV-3이 총 9시간의 비행 시험 중 최고 상승 고도 14.12㎞에 도달하는 데 성공했다.
고도 14㎞는 일반 민항기의 주 비행고도인 고도 10㎞ 보다 공기 밀도는 약 53%, 온도는 약 30도(-60℃) 낮은 환경이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공기밀도와 온도가 급격히 낮아져 비행이 어려운데 구름이 없어 태양광을 동력원으로 활용하기에는 유리하다.
EAV-3은 성층권 고고도에서 오랫동안 머물 수 있도록 태양전지와 2차 전지(리튬이온)를 동력원으로 활용하는 100% 무공해 전기 동력 항공기다. 비행 중 날개 윗면에 부착된 단결정 태양전지가 2차 전지를 지속적으로 충전해 에너지원으로 이용한다. 공기 밀도가 낮은 고고도에서 장기체공을 위해 날개 길이가 20m에 달하는데 국산 첨단 탄소섬유 복합재를 적용해 총중량은 53㎏에 불과하다.
EAV-3은 항우연이 설계, 해석, 체계종합을 수행했다. 제작과 비행시험에 많은 국내 중소기업이 참여했다. 성우 엔지니어링(기체제작 및 비행시험 지원), 티움리서치(배터리 팩 및 제어시스템 제작), 솔레이텍(태양전지 모듈제작), 유콘시스템(비행제어 컴퓨터 및 항법 시스템 제작), 스마텍(모터 제작) 등이다.
항우연은 EAV-3 개발을 통해 초경량 고강성 기체 구조 설계, 고고도 비행체 형상과 프로펠러 설계, 저속 대형 무인기 제어, 고고도용 저속-고토크 모터 개발, 고고도 비행체 운용 등 보다 완전한 고고도용 장기체공 무인기를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항우연은 2010년 전기 동력 무인기 핵심기술 개발에 착수해 2013년 5㎞ 고도에서 22시간 연속 비행한 데 이어 2014년 10㎞ 고도 도달과 25시간 연속 비행 성공 등 고고도 장기체공 무인기 개발 기술 수준을 높여 왔다.
항우연의 한 관계자는 "일반 항공기가 도달할 수 없는 성층권에서 수 주일에서 수개월 동안 머물며 지상관측(환경재난감시, 교통감시, 국경감시), 기상 관측, 통신 중계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고고도 장기체공 태양광 무인기 기술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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