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호]
새정치민주연합 김성곤 의원(여수갑)이 여수 향일암 인근의 군부대 생활관 신축 관련 예산 중 주민도 분담해야 한다는 중재안을 제시했다가 논란이 일자 공식 사과했다.
김 의원은 9일 “최근 법적 근거가 없다며 시비 투입을 꺼리는 여수시에 명분을 제공하고, 여수시가 대체시설을 제공하면 이전 용의가 있다는 국방부도 설득키 위해 주민대표들과의 협의 과정에서 국방부 60%, 여수시 30%, 주민 10%를 각각 갹출하자는 중재 시안을 제시했던 것”이라면서 “본의 아니게 논란으로 이어져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국방부는 군 생활관 신축을 강행하려던 입장을 바꿔 중재기간 중 공사는 중단키로 했다.
김성곤 의원은 “국방부와 주민 간 충돌을 막기 위해 지난 7일 국방부에 공사 강행 유보를 요청했고, 국방부가 이를 수용해 중재기간에는 공사를 미루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수시가 대체부지(1억원 상당)는 제공할 수 있지만 기반 조성 예산은 지원할 수 없다고 밝혀 시의 입장에 변화가 없는 한 중재안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향일암 인근 주민 200여명은 지난해부터 국방부가 추진하는 임포소초 생활관 신축 공사를 반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예 군부대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국방부는 병영생활관 신축이 합법적이라며 신축 강행 의사를 밝혀 갈등을 빚어왔다.
앞서 국방부와 주민들은 지난 6월29일 국민권익위원회 주관으로 여수 돌산읍사무소에서 회의를 열고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 자리에는 국민권익위, 육군 제31보병사단, 국방시설본부 전라시설단, 여수시, 여수시의원, 주민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날 합의서에는 ▲육군 제31보병 사단장과 국방시설본부 전라시설단장은 민원 토지 내에서 병영생활관 신축공사 시행 간 주민 의견을 청취하고 설계변경을 협의한다 ▲관계기관(여수시)는 민원 토지 내 거북머리 둘레길 개발을 포함하여 주민 요구사항 등에 대한 지원을 검토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합의서 내용을 두고 주민들과 국방부, 여수시가 해석을 달리 하면서 합의는 결렬됐다. 주민들은 주민 합의 없이는 생활관 신축이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국방부와 주민들은 적정 대체부지 선정과 여수시 예산 지원 등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여수시가 예산 지원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 난항을 겪어 왔다.
결국 주민대책위원회는 지난 5일 용산경찰서에 집회신고서를 제출하며 국방부와 임포소초 앞 집회를 통해 ‘향일암 거북머리 되찾기 범시민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의원은 “임포소초를 옮길 수 있는 합법적인 방법은 ‘군사시설에 관한 법률 12조’에 의한 ‘기부 대 양여 방식’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여수시가 가칭 ‘향일암 거북머리공원 조성계획’을 세워 임포소초 이전을 요구하면, 국방부가 이를 승인하는 대신 이전비용(약 30억원)을 여수시가 전액 부담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여수시는 임포소초 이전비용 30억원과 공원 조성 예산 30억원과 기반시설 10억원 등 총 70억원에 가까운 비용을 특정지역에 편중되게 지원하는 것은 지역 균형발전에 크게 어긋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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