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경제대국의 엇갈린 운명…개막 1년 앞둔 브라질 올림픽 제대로 치를까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미국 금리 인상이 임박하며 신흥국의 금융불안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남미 경제대국 브라질과 멕시코가 엇갈린 운명을 보이고 있다.
브라질은 정치·경제가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정확히 개막 1년을 앞둔 올림픽도 제대로 치르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면 브라질에 이어 중남미 2위 경제국인 멕시코는 외국인 투자금이 늘어나는 안정된 모습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7일(현지시간) 브라질 10년물 국채금리는 13.88%로 역대 최고치로 올라섰다. 이날 브라질 헤알 가치는 달러당 3.54헤알까지 떨어지면서 12년래 최저치로 내려갔다. 브라질 증시 역시 지난 5월 이후 16% 넘게 급락했다.
브라질 경제는 원자재 값 하락에 따른 경기부진에 통화 가치 급락, 인플레이션 상승, 재정적자 확대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브라질의 1~7월 누적 물가상승률은 6.83%로 지난 2003년 이후 최고치다. 올해 브라질의 물가상승률은 9%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상승에 따른 실질소득 감소와 고용시장 부진은 구매력 하락으로 이어져 브라질의 경기침체를 심화시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브라질 중앙은행은 올해 브라질의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7위에서 9위로 내려앉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올해 두번째 임기를 시작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오는 16일 브라질 전역에서 예정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도 정치적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멕시코는 상황이 사뭇 다르다. 멕시코 중앙은행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들이 보유한 멕시코 페소화 국채는 90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 늘었다. 올 2분기 해외 투자자들은 15개 신흥국 중 멕시코 페소 채권 보유량을 5번째로 많이 늘렸다. 멕시코 채권 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로 중남미 국가들 중 가장 높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멕시코 경제가 펀더멘털이 좋은 데다 최대 교역국인 미국 경제회복의 수혜를 톡톡히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가 하락에도 정부가 긴축 재정에 나서며 재정적자도 양호하다. 물가상승률이 정부 통제를 벗어난 브라질과 달리 멕시코는 정부의 목표치 아래에서 관리되고 있다.
FT는 지난 1994년 외환위기를 겪은 멕시코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전염을 막기 위해 노력해온 것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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