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제품들, 프리미엄폰 못지않게 성능 좋아져"
"스마트폰 스펙 상향평준화… '저렴화' 바람 지속될 것"
[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중저가 스마트폰이 전성기를 맞고 있다. 단말기유통법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구매하기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최근 다양한 기능의 중저가 단말기가 속속 출시된 영향이다. 특히 중저가 제품들에 상대적으로 높은 지원금이 책정됐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말이었던 8일 오후 서울 용산·종로·을지로 인근 휴대폰 유통점들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한두 매장에서만 문의를 하는 소비자가 보일 뿐 대부분의 매장은 찜통 더위 속에서 적막함이 감돌았다.
그나마 찾아온 소비자들에게도 매장 직원들은 중저가 스마트폰을 추천했다. 용산 인근 A매장 관계자는 "게임이나 특별히 애플리케이션을 많이 깔고 사용할 게 아니라면 비싼 스마트폰을 살 필요가 없다"면서 "20만~30만원대에 살 수 있는 제품을 구매하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종로 인근 B매장 직원도 "최근 갤럭시S6나 G4 같이 비싼 제품을 사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다"면서 "요즘 중저가 제품들도 프리미엄폰 못지않게 성능이 좋아졌다"고 했다.
이달 출시되는 갤럭시노트5에 대해서 그는 "어차피 노트5는 나와도 출고가가 90만원 후반대는 될 것"이라며 "요즘 나오는 중저가폰이나 노트5나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데는 큰 차이를 못느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갤럭시노트5는 오는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출고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작인 갤럭시노트4는 95만7000원, 갤럭시노트3·갤럭시노트2는 각각 106만7000원, 108만9000원이었다.
매장에서 중저가 제품을 사용해 본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았다. 갤럭시A8을 선택한 손 모 씨는 "보급형이라고는 하지만, 사용해 보니 프리미엄급 제품하고 크게 다를 것이 없다"며 "이정도면 사용하기에 충분하다"고 만족해했다.
중저가 단말기 출시는 더욱 잦아지고 있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중저가 제품인 갤럭시 그랜드 맥스를 출시한데 이어 갤럭시A7, 갤럭시A8, 갤럭시J5를 내놓았다. LG전자는 최근 1년새 11종에 달하는 보급형 단말을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관련 업계는 이같은 이동통신시장의 '저렴화' 바람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자업계가 중저가폰의 스펙을 높이는데 집중,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진이나 동영상을 스마트폰으로 즐겨보는 것이 일상화된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화면 크기를 늘리고 데이터 처리 속도도 향상시켰다. 삼성전자의 경우 1월에 출시한 중저가 스마트폰보다 최근 출시한 중저가 스마트폰의 평균 화면 크기를 늘렸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 J5는 5인치로 A5와 같은 크기이지만 J7과 A8은 각각 5.5인치, 5.7인치로 커졌다.
기존에 출시된 중저가 스마트폰인 갤럭시 그랜드맥스는 5.25인치, A7인치는 5.5인치다. 삼성전자는 향후 출시할 중저가 모델에서도 대형 디스플레이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도 지난해에는 4인치 중반이던 중저가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 크기를 5인치대로 모두 올렸다. 6월에 나온 밴드플레이와 마그나가 5인치, 볼트가 4.7인치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2015년 중저가폰의 잇따른 출시와 판매호조가 통신사와 제조사의 단통법에 대한 자구책으로 보인다"며 "이미 스마트폰의 스펙이 상향평준화가 된만큼 저가폰의 가격 경쟁력에 대한 강세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